'안철수 신드롬'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기도 전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와 상당한 격차로 수위를 달렸다. 이 같은 열풍을 스타 경영인에 대한 인기로 치부할지, 시대정신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전문가들도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안 원장이 등장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수진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는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 직후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사건이 터지고, 강용석 의원 제명이 무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안 원장의 인기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짜증'이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오염도가 떨어진 인물을 찾는 상식적인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사회 현안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주고받는 유권자들이 늘어난 사회 변화도 안철수 신드롬과 맞아떨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안 원장 주요 지지층으로 평가받는 20, 30대는 물론 50대 초반까지 안철수연구소가 무료로 제공한 바이러스 백신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안 원장은 '디지털 시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디지털 시대의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안 원장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선거전 내내 유지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김 교수는 "안 원장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보다 여론조사 지지도가 월등히 높은 것은 안 교수가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는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정치권에 대한 환멸이 큰 상황에서는 탤런트 김태희나 피겨선수 김연아를 놓고 여론조사를 해도 상당한 지지율이 나오겠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시민들이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도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하기 전인데도 조국 서울대 교수나 문용식 민주당 유비쿼터스위원장 등 진보 진영에서 비판적인 발언을 내놓기 시작했다"며 "이런 식으로 '잽'이 계속되고 '펀치'가 날아오면 지지율 고공행진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안 원장은 단순한 제3의 후보가 아니다"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추구하던 패러다임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거대한 시대정신의 변화이기 때문에 상당한 지속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