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인물·드라마틱 전개·SNS통한 결집… '네거티브'전 역효과 지적도
전국 42개 선거구에서 일제히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26일.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율 추이를 놓고 한나라당 나경원, 야권단일후보 박원순 캠프는 피를 말리는 하루를 보냈다. 개표를 하기도 전에 투표율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날 투표율은 투표를 시작한지 1시간이 지난 오전 7시에 2.1%로 다소 부진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후 급한 상승곡선을 그려 오전 11시 20%에 육박했고, 퇴근 시간 이후 직장인들이 투표소에 몰리면서 결국 48.6%로 마감했다.
휴일로 지정된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서울시 투표율이 53.9%였다는 점에서 평일에 치러진 보궐선거 치고는 상당한 수준이다.
최근 들어 재·보선 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일관된 추세다. 지난 4·27 재·보궐 선거 때 경기 성남을 국회의원 선거는 49.1%, 강원지사 선거는 47.5%를 나타냈다. 지난 18대 총선은 휴일로 치러졌는데도 투표율이 46.1%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이번 선거는 등장인물만으로 열기가 달아오를 충분조건을 갖췄다.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총력을 기울인 탓에 여당에서는 대권주자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년 만에 선거지원에 나섰다. 야권에서도 손학규·문재인·유시민 등 스타가 총출동했고 대중 인지도가 높은 다수의 문화·예술·학계 인사들이 캠프에 참여했다.
여기에 '박근혜 대세론'을 흔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선거전 막판 박 후보를 만나 격려하면서 중도층 표심을 자극했다. 이에 맞서 여권에서도 보수층 결집 현상이 나타났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한 정치 참여가 확대된 것도 젊은 층 투표율을 끌어올린 주요 배경으로 거론된다. 선거관리원회가 SNS 투표 독려에 제동을 걸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투표율 추세는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론조사회사 디오피니언의 백왕순 부소장은 "청년실업과 사회양극화가 심해지면서 투표 참여를 통해 사회를 바꿔보자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투표율 증가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한계도 지목되고 있다.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극심했던 '네거티브' 공방으로 투표율 상승세를 일정부분 저지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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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초 시민후보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 박원순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실망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투표를 상당수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박 후보가 무소속의 한계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를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선거운동 기간 중 호남 향후회가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중앙회가 서둘러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