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강행처리 명분 쌓는 與 "법 절차 따라 하겠다"

FTA 강행처리 명분 쌓는 與 "법 절차 따라 하겠다"

김익태 기자
2011.11.03 17:28

일단 야당과의 물리적 충돌 우려는 없어졌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3일 구국 원로회의와 면담을 마친 뒤 "여야의 토론과 표결"을 강조하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직권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탓이다. 박 의장은 "여야가 토론하고 표결을 거쳐야 한다"며 직권상정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본회의도 취소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본회의 안건 수가 적어 다음 회의에서 함께 처리키로 합의했다.

한나라당은 당분간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분위기다. 강행처리를 주장하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직권상정에 따른 정치적 파장이 부담스럽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악화된 민심을 확인했다. 물리적 충돌 시 격렬한 저항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대화와 타협'은 강행처리를 위한 명분 쌓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내에선 "참을 만큼 참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야당의 무리한 저지를 최대한 노출시켜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오는 10일 예정된 본회의까지 여론전을 강화, 야당을 압박하며 비준안을 처리하겠다는 거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손학규 대표는 물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도 만나는 것을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회주의 복원을 위해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과거 한나라당이 아닌 만큼, 이제는 국민도 한나라당이 하는 일과 다른 당이 하는 일을 비교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최경환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늦어지면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 이번에 처리되는 것이 좋겠다"면서도 "여야가 어떻게든 합의를 이루려고 노력 중이니 조금 더 지켜보자"며 강행처리에 유보적 입장을 피력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선 "국제통상협정에서 일반적인 제도로 통상협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직접회동, 전화접촉 등을 통해 야당과 협상을 계속하는 한편 강행처리 필요성도 부각시키고 있다. 강온전략이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2004년 탄핵상황을 연출하면서 국익이 걸린 한·미 FTA를 내년 총선용으로 악용하려한다"고 비난했고, "민주당이 민노당의 인질이 됐다"고 야권 분열을 부추 키기도 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한·미 FTA 처리 문제를 두고 각 당의 입장에 따라 처신을 하고 내년 총선에서 당당히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최대한 야당을 설득하되 언제까지 끌려다닐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결단을 내려 처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이 몸을 던져 막겠다며 몸싸움을 유도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입장을 이해해, 5개월 동안 논의해 해답을 찾고 합의문을 만들어냈는데도, 이를 뒤집은 것은 민주당 내부에 무슨 사정이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