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고두리 기자) 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쇄신·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중앙당사 폐지'를 검토 중인 것과 관련, 그 배경이 주목된다.
6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홍준표 대표는 최근 일부 당직자 등으로부터 중앙 당사를 없애는 방안을 건의 받고 이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한나라당은 7일 오전 홍 대표 주재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앙당사 폐지와 공천개혁, 20~40대 젊은 층과의 소통 강화 등을 포함한 쇄신안 초안을 보고받은 뒤 당내 공론화에 나설 예정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연간 운영비로만 10억원대가 소요되는 중앙당사를 없애면 비용 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권위적 이미지를 해소하는데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며 "자연스레 원내정당·정책정당화를 위한 기반도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관계자도 "차떼기 논란과 탄핵 역풍 등으로 당이 위기에 몰렸던 17대 총선 당시에도 중앙당 폐지 또는 축소 논의가 있었지만 국민이 보기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지금 다시 중앙당 폐지가 거론되는 건 그만큼 당이 처한 상황이 절박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중앙당사 폐지 논의는 박근혜 전 대표 시절인 2004년 17대 총선 직전의 '천막당사'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나라당은 2002년 16대 대선과정에서의 '차떼기' 불법 대선자금 수수 논란에 이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등으로 존립기반이 흔들리자 반성과 쇄신을 위한 상징적 의미를 담아 여의도 당사를 매각하고 옛 중소기업전시장 주차장 자리에 천막과 컨테이너를 활용한 임시당사를 세웠었다.
이후 박 전 대표는 3월24일부터 6월16일까지 80여일간 천막당사에서 당무를 보며 4·15 총선과 6·5 재보궐선거를 통해 한나라당 부활의 토대를 다졌다.
홍 대표의 한 측근은 "홍 대표가 앞서 '천막당사 시절과 같은 파격적인 당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중앙당 폐지도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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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한양빌딩에 입주해 있는 한나라당 중앙당사의 월 임대료는 관리비 등을 포함해 1억2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빌딩은 지난 1997년 15대 대선 당시 새정치국민회의가 입주했던 건물로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권 도전 4수 끝에 당선되면서 정치인들 사이에서 '명당'으로 불리는 곳으로, 한나라당은 2008년부터 이 건물 7개 층을 빌려 중앙당사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중앙당사를 비우는 것만으로 연간 13억여원 이상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계산이다.
아울러 그동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당사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경찰 병력도 철수시킴으로써 경찰 버스의 도로 점유 등에 따른 민원도 함께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당사가 없어지면 당사 내의 대표실과 원내대표실 등 주요 당직자 사무실은 국회 내 당직자실로 통합되고, 조직국·홍보국 등의 중앙당 사무처는 남중빌딩에 위치한 서울시당이나 기계회관에 자리 잡은 여의도연구소 등으로 옮겨가게 된다.
이밖에 최고위에 보고될 당 쇄신안엔 중앙당사 폐지 외에도 당·민 정책협의회, 비례대표 국민공모제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민 정책협의회는 당 정책위원회가 정책을 만들어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제시하기 보다는 정책개발 초기부터 민간단체를 참여시켜 현장성 있는 정책을 생산해 내자는 취지다.
비례대표 국민 공모제는 비례대표 의원의 50%를 국민공모와 토론 등을 통해 공개 선발하자는 것으로 비례대표 후보의 사천(私薦) 시비를 막기 위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당·민 정책협의회를 통해 자당에 비우호적인 20~40세대의 여론을 적극 반영해 전셋값 인상 억제대책과 물가, 일자리, 보육문제 해결방안 등 '2040 공감정책'을 만드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중앙당 폐지로 오히려 “원외 당직자들의 활동 공간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앙당사 폐지시 중앙당 및 사무처 조직의 구조조정이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해당 직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또 한나라당이 중앙당사 폐지를 통해 '부자 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보이나 실질적인 서민정책에 대한 뒷받침 없이 이벤트성 쇄신안에 매달린다면 그에 따른 역풍이 불 수도 있다.
때문에 향후 당 쇄신안에 대한 당내 의견수렴 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을 둘러싸고 적잖은 격론이 오갈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조만간 1박2일 연찬회를 열어 당 쇄신안에 대한 끝장토론을 벌인 뒤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
한편 한나라당 정책위핵심 관계자는 이날 일부 언론이 보도한 부자 증세를 위한 이른바 '버핏세(부유세)' 도입 논의에 대해 "당 차원에선 전혀 검토된 바 없다"며 "일부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힌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