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3명 사퇴, 홍 대표는 사퇴 거부 '한나라당 와해 위기'

최고위원 3명 사퇴, 홍 대표는 사퇴 거부 '한나라당 와해 위기'

뉴스1 제공
2011.12.07 15:45

(서울=뉴스1) 장용석 민지형 기자 =

7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최고위원(사진 왼쪽부터)이 사퇴 기자회견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사퇴한 최고위원들은 기자회견에서 당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News1 이종덕 기자
7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최고위원(사진 왼쪽부터)이 사퇴 기자회견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사퇴한 최고위원들은 기자회견에서 당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News1 이종덕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호(號)'가 출범한지 불과 5개월여 만에 와해 위기에 처하면서 한나라당의 향후 진로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나라당 선출직 지도부 5명 가운데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 등 3명이 7일 오전 동반 사퇴함으로써 한나라당의 위기는 더욱 첨예하게 고조됐다.

이들은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디도스(DDoS) 공격 사건 대응 과정에서 현 지도부가 미숙함을 드러낸 것 등에책임을 지겠다며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아울러 이들은 홍준표 대표도 함께 퇴진할 것을 촉구했으나홍 대표는 "자리에 연연하진 않겠지만, 집권당 대표로서 책임 있게 행동하겠다"며 당분간 대표직을 내놓을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지난달 29일 쇄신 연찬회에 이어 다시 한 번 홍 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 대표 체제의 유지 여부와 관련해선, 그동안 조기등판론이 거론돼 온 박근혜 전 대표가 현 단계에서 당 지도부가붕괴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홍 대표 체제는당분간 연명할 수 있을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당내에서 재창당이나 탈당론을 거론해온 세력들이 반발할 것이 분명한 만큼이들의 반발 강도 및 의원총회 결과에 따라서는 홍 대표 체제가 결국 무너질 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배제되지 않고 있다.

이날 지도부 '릴레이 사퇴'의 시작은 친박(친박근혜)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이었다.

유 최고위원은 오전 8시40분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디도스 사건이 터지고 당이 너무 무기력하게 대처한데 책임을 느낀다"며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존망의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밝혔다.

선출직 지도부 가운데 유일한 친박계인 유 최고위원의 사퇴를 놓고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그는 "(박 전 대표에겐) 사전 보고를 못 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원희룡 최고위원과 남경필 최고위원도 잇달아 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정치운동의 길을 여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 "혁명적인 쇄신만이 우리가 살 길"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홍 대표는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직후 간담회를 열어 "사퇴한 최고위원 3명의 충정을 이해하고, 쇄신 의지는 받아들인다"면서도 "그러나 최고위원과 중진 의원들의 중진 의원들의 판단은 사표를 반려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 3명이 전격 동반 사퇴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News1 허경 기자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 3명이 전격 동반 사퇴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News1 허경 기자

아울러 그는 "자리에 연연하진 않겠지만, 집권당 대표로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고 언급, 사퇴 요구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지난달 29일 '쇄신 연찬회' 때도 정책 쇄신을 먼저 하고 예산국회를 마친 뒤 정치 쇄신을 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강조하면서 "재창당 계획이 있다. 10·26 재보선 직후에 재창당을 위한 로드맵과 대안을 마련했으나, 지금은 말할 시기가 아니어서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홍 대표의 측근인 김정권 사무총장도 기자들과 만나 "지금처럼 아무 대안도 없이 지도부부터 물러나라고 하는 건 너무 무책임하다"며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것처럼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통해 중도·보수 세력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정당을 만든 뒤 거취 문제를 결정하겠다는 게 홍 대표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형환 등 재창당파 의원들은 이날 유 최고위원 등의 사퇴에 대해 "언젠간 했어야 할 일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재창당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날 의총에선 홍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일대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의총에서 사퇴 압박이 커질 경우 현재의 홍 대표 체제는 붕괴되고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내년 총선에 대비한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 당 해산 및 재창당 준비 등을 놓고 갈림길에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당내 최대 주주이자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아직 이번 지도부 사퇴 파문에 대해 구체적인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한 핵심 측근 의원은 "홍 대표가 당장 사퇴하면 당 수습이 오히려 불가능해진다"면서 "박 전 대표는 모든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고민 중이다. 예산국회가 끝나면 박 전 대표가 수 차례 말한대로 재창당 수준의 쇄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홍 대표에 대한 퇴진 요구가 박 전 대표의 전면 등장을 위한 것이라면 일단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 등의 현안은 홍 대표 체제 아래에서 마무리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박 전 대표 측이 지금 당장 홍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대해선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홍 대표체제는 당분간 유지될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이르면 오는 9일쯤으로 예상되는 경찰의 '디도스 공격' 사건 수사 결과 발표 등에 따라서는 홍 대표 퇴진론이 한층 더 거세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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