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근본대책 없는 민주통합 복지는 '짝퉁'"

노회찬 "근본대책 없는 민주통합 복지는 '짝퉁'"

양영권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2012.01.22 09:01

[인터뷰]"고용,양극화 등 복지수요 유발하는 문제 대책을 내놔야"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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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진보진영간 통합 논의의 결실로 통합진보당이 출범했다.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권영길 강기갑, 진보신당의 심상정 노회찬,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등 스타들이 뭉쳤다는 기대감에 출범 직후 당 지지율은 1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뚜렷한 '아웃풋'을 만들지 못했고, 지지율은 미끌어졌다. 이달 둘째 주 지지율은 3.2%로 출범 직전 민주노동당 한 곳이 얻은 지지율 4.8%보다 낮은 수준이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지난 18일 서울 상계동에 있는 그의 '마들연구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론칭 마케팅'에 실패한 것을 지지율 하락의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전체 국민의 30%에 달하는 진보정당 지지기반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통합당 등의 '좌클릭' 정책으로 '차별성' 확보가 어려워진 점을 지적하며 "선거 때가 되니 너도 나도 나중에 못 지킬 약속까지 함부로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복지 수요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대안 없이 복지 확대만 말하는 것은 '짝퉁'"이라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삼성X파일 내용을 폭로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 파기환송심에서 징역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상고한 상태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노 대변인은 "몇가지 쟁점은 다퉈볼만 하다고 해서 (무죄에 판결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 당 대표까지 하던 분이 이번에 대변인 맡았는데, 대변인으로서 한달을 보낸 소회는 어떤가.

▶ 재미도 있고, 긴장도 된다. 정치에 입문한지 10년이 됐는데 대변인 빼고 다 맡아 봤다. 당 대표, 부대표, 사무총장, 정책기획홍보위원장 등. 이제 대변인까지 맡았으니까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다른 데선 대표까지 한 사람이 대변인 하는 게 어색할 수 있지만 진보정당이니까 가능하다. 독일 녹색당은 당대표가 대변인을 겸임하기도 했다. 당을 대표해서 얘기하는 사람이 대변인이니까. 또 역할 자체가 지위의 고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공동대표였으면 뉴스가 됐겠나. 내가 대변인을 맡으니까 언론보도도 되고 그러지 않나.

- 당의 지지율이 5%선 밑으로 내려가 있는데, 이유가 뭐라고 보나.

▶ 현재 상황이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가 잘못을 했다거나 인기가 낮아져 지지율이 떨어진 게 아니다. 지난 한달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게 아니잖나.

지지율 하락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하나는 우리가 독립적인 존재로 인식이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차별화가 안되다 보니까. 민주통합당에 묻히면 지지율이 낮아지고, 안묻히면 높아지는, 그런 상황이다.

아직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여론조사에서 민주통합당을 먼저 묻고 통합진보당 나중에 물으면 우리의 지지도가 민주통합당에 빨려 들어간다. 거꾸로 물어보면 많이 다를 것이다.

근본적으로 따지면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 통합 때까지는 잘했는지 몰라도, 통합한 뒤에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뚜렷하게 못 보여줬다. 내부 행정에만 매달린 것도 문제였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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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이 복지 정책 등에서 좌클릭을 하고 있는데, 차별화가 제일 큰 숙제일 것 같다.

▶ 그렇다. 선거 때가 되니 너도 나도 나중에 못 지킬 약속까지 함부로 하니까 차별화가 안되는 거다. 우리는 일관성과 신뢰성이 어느 당에 있는지 보여주겠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재벌개혁을 얘기하고 있는데, 지난 10년 동안 재벌 규제를 완화해온 게 민주당이다. 김대중 정부 초기에만 재벌 규제를 강화하고, 그 뒤에 많이 풀었다.

언행일치 문제와 관련해서도 국민이 잘 식별되도록 보여드리겠다. 정책이 세다고 무조건 진보적인 것은 아니다. 현실성 있게 디자인돼 있는지를 봐야지.

복지만 하더라도 더 많은 복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안정적인 복지 확대가 더 중요하다. 복지 수요를 유발하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대안 없이 그냥 갖다 퍼붓기만 하는 식으로 하면 안된다. 독의 밑바닥을 고칠 생각을 않고 물만 퍼부으려는 것은 병 주고 약주는 것이다.

- 근본적인 대책이 어떤 것인가.

▶ 병이 들면 약을 써야 하는데, 약이 복지다. 하지만 병을 최소화하고 약을 써야지, 병이 도지는 것을 방지한 채 무제한 약을 쓴다면 약값을 대기도 힘들 것이다.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을 방치하고, 실업수당으로 다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이 올바른 복지인가. 실업자를 줄이려는 노력을 최대한 한 뒤 수당으로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고 보면 건실하고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우선이다. 자기가 버는 게 우선이고, 그게 안되면 복지다.

보편적 복지를 하더라도, 소득 양극화를 내버려두면 돈이 훨씬 더 든다.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양극화 해소는 고용이 그 출발선이다. 민주통합당도 그렇지만, 이 문제에 대한 언급 없이 복지 확대만 얘기하는 것은 다 '짝퉁'이다.

- 통합진보당 출범 후 뚜렷한 '아웃풋'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 옳은 지적이다. 내부 회의에서 그런 지적을 많이 했다. '론칭 마케팅'이라고, 신상품이 나오면 초기에 대대적인 홍보를 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걸 못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부족하고 미숙한 점이 있다. 그렇다고 이 상황이 고정적으로 계속 갈 것으로 보진 않는다. 민주통합당의 통합 국면이 끝났기 때문에, 민주통합당과 우리가 협력, 경쟁하는 부분이 가시화되고 축적되다 보면 출발할 때의 지지율은 조만간 회복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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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과정에서 기존 정당들만 합치고, 지지기반을 확대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 주요 정치세력은 모였다. 다만 다 모인 것은 아니다. 진보신당, 사회당이 아직 남아 있다. 통합이 완성되지는 않았고, 과정에 있다. 그분들까지 와야 한다.

우리의 잠재적인 지지기반이 30%는 된다고 본다. 한국의 산업화 수준으로 보면 진보정당에 대한 고정 지지층이 그 정도는 돼야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이를 담아낼 진보정당의 준비가 덜 돼 있다.

또 역사적 경험에서 진보정당을 오랫동안 지지한 서구와는 다르다. 아직은 30%의 지지 기반이 수면아래에 잠겨 있다. 이걸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게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다.

- 4·11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재상고심 단계인 '삼성X파일' 재판이 걸림돌이 될 수 있을 텐데.

▶ 아직 그 재판은 상고장도 안냈다. 재판부도 이제야 정해졌다. 이제 상고장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선거는 그냥 치르게 돼 있다. 파기환송심에서 부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대법에서 치열하게 공방을 벌여야 하지 않겠나. 몇 가지 쟁점은 다퉈볼만 하다고 해서 기대를 갖고 있다.

- 통합진보당에서 정보공개행위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는 '노회찬법'을 '정봉주 법'과 함께 처리하자고 민주통합당에 제안했는데 전망은 어떤가.

▶ 노회찬법은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말하는데, 이미 조승수 의원의 발의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법사위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 등도 동의하고 있다. 다만 통신비밀보호법의 다른 개정안과 묶여 있어 지난해 처리가 되지 못했다. 법안을 분리해서 좀 빨리 처리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 대선 때 야권의 지지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모아지면, 통합진보당도 지지에 동참할 수 있나.

▶ 안 원장이 기대를 많이 모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정치가 건강해지고, 쇄신되고, 공공선을 위해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이 안철수 지지로 표현됐다.

본인이 출마하든 안하든 한국정치 발전에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우리로서는 정당은 차이가 있지만 한국정치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간다면, 구체적 방식은 나중에 정해지더라도 함께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지 않겠나. 안 원장을 배제하진 않는다. 다만 그가 정치를 하고 안하고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일부에서 안 원장에 대해 '안보는 보수'라고 평가하는 것도 봤지만 그걸 가지고 딱지붙이기는 하고 싶지 않다. 단편적인 면만으로 편을 나누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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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총선 때 출마했다 지역 숙원사업인 창동 차량기지 이전이나, 뉴타운 개발 등의 이슈에 밀려 낙선했다. 이번에도 다른 후보가 이같은 대형 개발 이슈를 가지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 2008년 당시에도 창동 차량기지 이전은 이미 확정돼 있었다. 이전하고 나면 그 땅을 무엇으로 쓸 것이냐가 쟁점이었다. 나는 과학 테마파크를 조성해 과학과 관련된 산업을 유치하자는 쪽이었다. 지금도 당시 내가 제시한 것은 옳았다고 생각한다.

노원이 서울의 동북지역 관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친환경적인 첨단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단지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처럼 토건이냐, 아니냐의 극단적인 구분이 아니라, 합리적인 수렴지점을 찾아야 한다.

뉴타운은 찬성이냐 반대냐를 묻는다면 나는 반대론자다. 하지만 이미 상당부분 추진돼 돌이킬 수 없는 곳과, 돌이킬 수 있는 곳으로 구분해서 돌이킬 수 있는 곳은 사업을 폐기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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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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