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맞춤형 개혁안 낼 것"-이정희

"삼성·현대차 맞춤형 개혁안 낼 것"-이정희

양영권,김세관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2012.01.26 16:48

[인터뷰]"독일식 정당명부제, 석패율 도입 거래조건으로 받아들여지길 원치 않아"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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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26일 "다음달 10일쯤 재벌, 대기업 집단별로 구체적으로 적용되는 정교한 재벌 개혁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삼성, 현대차와 같은 개별 기업의 문어발 확장에 어떤 방안을 써야 가장 효과적인가를 판단해 개혁안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선거제도 개선과 관련해 민주통합당이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19대 국회 초반 도입하겠다고 공약할 경우 이번 총선에서 '석패율 제도'를 도입하는 데 찬성할 것이냐는 물음에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거래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지역구 후보와 정당에 1표씩을 행사하고, 정당 득표율로 의석을 정한 뒤 그 당의 지역구 당선자를 뺀 나머지를 비례의석으로 배분하는 제도로, 통합진보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민주통합당에 제안했다.

이 대표는 다만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를 통해 우리 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한다는 생각 있다면 먼저 정당명부제 도입을 논의하고, 석패율 제도는 열어놓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선거제도 개편이 이슈다. 통합진보당에서 정당명부제 도입을 주장했는데, 당장 4·11 총선에서 이를 적용하자는 것인가.

▶ 시간을 두고 하자는 것이다.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은 선거법의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19대 총선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가 (민주통합당에) 제안한 '포인트'는 야권연대를 논의하면서 정당명부제 도입을 '공통 공약'으로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야당연대에서부터 이를 적용하고,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면 19대 국회 초반에 선거법 개정을 하자고 했다.

- 민주통합당에서 정당명부제 도입을 약속한다면, 통합진보당은 석패율 제도를 받아들일 수 있나.

▶ 이것이 거래 조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원한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석패율 제도를 도입하면 현행 제도에서보다 상황이 더 나빠지리라고 본다.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심판하자는 민심이 강한데, 석패율 제도가 긍정성을 발휘하기 어렵다.

다만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를 통해 우리 정치를 근본에서 개혁한다는 생각이 있다면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을 먼저 논의하고, 석패율 제도도 필요한 건지, 필요 없는지 열어놓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쉬운 석패율제부터 하자는 식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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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지지율이 3%대에 머물고 있다. 출범 이후 눈에 띄는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될 것 같은데, 앞으로 내놓을 정책을 소개한다면.

▶ 개인적으로 '잠 좀 자자, 숨 좀 쉬자'는 얘기를 좀 하려 한다. 노동자들이 너무 야간 근무를 많이 한다. 대형 마트, 백화점들은 명절에도 못 쉬고 있다. 이제 잠 좀 자고 살고, 숨 좀 쉬고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책을 내놓으려 한다.

이 문제를 풀려면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생산직은 야근과 휴일 특근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 학원비가 안나온다. 사무직은 뒤처지지 않으려면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원·하청 구조에서 너무나 불합리한 조건이 주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과도한 근로시간을 설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무상교육 등이 안정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 또 원·하청 구조개선도 중요하다.

아주 기초적이지만, 어떤 회사에서는 아예 주 12시간 이상은 야근부에 쓰지도 말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야근 시간을 제대로 기록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

- 민주통합당과의 차별화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 민주통합당과 우리 당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먼저 조세 정책에 있어, 재벌 문제를 해결하고 복지 재정을 늘리려면 비과세 감면을 대규모 축소하거나 조정해야 한다. 또 종합부동산세 등의 원상회복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점에서 민주통합당은 적극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노동정책도 노동자들이 스스로 재벌 대기업과 대등한 수준에서 풀어나가게 할 것이냐는 문제에 있어 상당한 차별성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노동자들에게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가압류를 제한해야 하는데, 민주통합당은 아직 당론으로 동의를 하지 않고 있다.

- 증세 문제와 관련해, 민주통합당은 조세부담률을 참여정부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보는데 통합진보당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나.

▶ 우리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10년 한국의 국내 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중은 7.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 20%에 크게 못 미친다. 앞으로 두번의 정부를 거쳐 10년 정도가 흐르면 OECD 평균 수준은 가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국민부담률 수준이 올라가야 한다. 현재의 조세부담률이 참여정부 때보다 2%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이다. 참여정부 수준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큰 전망을 갖고 사회적 설득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 민주통합당은 '부자증세'를 얘기하는데, 증세 대상을 좀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인가.

▶ 우선 그동안 조세 부과 대상에서 누락된 것을 찾아 과세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방안은 우리가 정부보다 먼저 제안했다. 또 금괴나 보석류에 대한 조세부과를 주장했는데,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울러 종합부동산세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난 부분만 빼고 나머지는 회복돼야 한다.

또 비과세·조세감면에 대한 전체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가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제도로 바뀌었는데 문제가 있다. 교육비, 의료비 공제도 계층별 영향을 따져보면 고소득층 혜택이 저소득층에 비해 10배 정도 많다. 이런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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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국회에서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하는 '버핏세' 도입 법안이 통과됐는데.

▶ 통과된 내용을 '버핏세' 라고 표현하기는 매우 미흡하다. 워런 버핏이 우리나라 살았다면 종합부동산세 원상 회복부터 얘기했을 것이다. 버핏세의 기본은 '자산이 많은 내가 내는 세금보다 비서가 월급 받아서 내는 세금이 더 많다'는 데서 출발한 것이다. 또 소득세 최고구간이 신설되긴 했는데 매우 미흡하다. 최고구간 현실화가 필요하다. 법인세도 마찬가지다.

- 재벌 개혁 관련해 가장 역점 추진할 것은?

▶ 원·하청 관계를 바로잡는 것이 굉장히 시급하다. 과도하고 무리한 하청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규제해야 한다. 또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에 대한 정당한 대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청 단가를 정할 필요가 있다.

출자총액제한 문제도 중요하지만 순환출자 금지도 오래된 과제이다. 이같은 법 제도를 정비해야만 대기업들이 실제로 자기자본 없으면서 중소기업 사업 영역에 뛰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아울러 통합진보당은 다음달 10일쯤 각 기업집단, 재벌, 대기업 집단별로 구체적으로 적용되는 정교한 재벌 개혁안을 내놓을 생각이다. 대상은 10대 기업 정도, 귀에 익은 기업들은 다 들어갈 것이다.

-개별기업에 대한 맞춤형 개혁안이라고 봐도 되나. 예를 들어 삼성이나 현대차에 각각 적용되는?

▶ 그렇다. 예를 들어 그런 기업의 문어발 확장에 어떤 규제를 써야 효과적인가 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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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기업을 겨냥해 법을 만든다면 '처분적 법률'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을까.

▶ 특정기업에게 조치를 취하기 위한 취지의 법이 아니라, '정교한 개혁안'을 내겠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을 위한 법안들이 국민의 호응 속에서 강력히 추진되지 못하고 오히려 모피아(관료)의 입김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누가 이익을 보는지, 누구의 어떤 잘못된 행동을 막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연결이 안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설명을 자세히 해 주려는 것일 뿐이다.

- 원·하청 관계 개선이나 세습 과정의 문제점을 주로 다룰 것인가.

▶ 그렇다. 한쪽에서는 기정사실화 되고, 이미 저질러진 일을 어떻게 되돌리느냐 하는데, 거기서 파생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어떻게 최소화 시킬 수 있느냐로 접근하게 될 것이다.

- 재벌도 잘하는 게 많은데, 왜 그렇게 못살게 구느냐는 지적도 있다.

▶ 얼마 전에 떡볶이 집을 갔더니 그러더라. "재벌이 큰 데 가서 놀지 왜 우리까지 그러냐." 이게 일반인의 감성이다. 나도 먹고 살게 해 달라는 것이다.

재벌이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면서 국민경제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전혀 규제되지 않는 재벌에 의해 헌법 정신이 무너졌다. 우리는 이 헌법정신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 4·11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겠다고 했는데, 이 지역에 나선 이유는.

▶ 우선 지역적인 연고가 있다. 관악구는 내가 태어나고 오랫동안 산 곳이다. 특히 관악을 지역에서 신혼살림도 했고 학교도 다녔다. 거기 젊은 청년이 많은데, 미래를 준비하는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사는지 잘 안다.

또 관악은 서울에서 진보정당 지지기반이 가장 강한 곳이다. 이 곳은 개혁적인 변화를 바라는 서민들이 사는 대표적인 곳이다. 서민을 위한 교육·복지재정 확보, 조세 정책의 수혜자들이 사는 곳이다.

내가 해 왔던 조세분야나 국가 재정 분야의 정책이 그분들의 의견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분들의 말씀을 듣고 돌려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관악을 출마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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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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