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이라도 만나보자" 文風 거센 부산

"5분 이라도 만나보자" 文風 거센 부산

부산=양영권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2012.02.27 09:48

[르포]4·11 격전지 탐방…"새누리당에 대해 기대 아직 접지 않아"

↑문재인 민주통합당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23일 그의 선거사무소를 찾은 유권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기범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23일 그의 선거사무소를 찾은 유권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기범 기자

부산 사상역 인근 건물 6층에 마련된 문재인 민주통합당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사무실. 지난 23일 찾아간 이곳은 문 예비후보를 만나기 위해 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방문객은 족히 50여명은 돼 보였다. 문 예비후보는 자리를 돌며 5분정도씩 이들과 대화를 나눴고, 대화를 마치고 돌아간 이들의 자리는 다른 방문객이 채웠다.

문 예비후보의 선거를 돕고 있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낮 1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문 이사장이 사무실에 있는데, 이 시간을 맞춰 문 이사장을 만나러 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사무실 직원들만 지키고 있는 보통의 선거사무소와 확연히 달랐다. 부산 지역에 불고 있는 '야풍(野風)'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야당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는 만큼 여당 후보들은 고전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새누리당이 유사이래 가장 어려운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듣는다. 당원들의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 원로당원 신순기씨(67)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너무 편하게 국회의원이 돼 보니 고급 월급쟁이나 다름없이 행동했다. 자기헌신과 희생, 봉사정신이 없다 보니 민심이 이반된 것"이라며 '자성론'을 폈다.

신씨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신공항문제도 처음부터 언급을 안했으면 됐을 것을 긁어 부스럼을 냈고, 정수장학회도 총칼로 빼앗았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데도 손을 털지 못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부산이 새누리당에 완전히 등을 돌렸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A씨는 수도권의 한 여당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다 총선을 앞두고 고교 선배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부산에 내려왔다. 그는 "새누리당에 대한 수도권과 부산 유권자의 반응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했다.

A씨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 의원의 의정보고서를 돌릴 때면 '똑바로 하라'고 소리 지르고, 손가락욕을 하며 지나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며 "하지만 이곳에서는 새누리당 후보의 명함을 건네면 호의적으로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이 아직 새누리당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통합당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한 이들이 상당수다. 택시기사 정모씨는 "호남에서 아직 새누리당으로 나와서 먹히지 않지 않냐"며 "여기서도 민주통합당 간판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택시기사 박모씨는 "OOO(부산 지역에 출마하는 민주통합당 인사)는 좌파 꼴통"이라고 했다.

부산 영도는 오히려 야당에 대한 이미지가 최근 들어 더 나빠진 지역이다. 이곳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무소속 후보에게 968표차로 신승한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사태로 한진중공업 협력업체와 자영업자들이 일을 쉬는 날이 많아지면서 야당에 대한 인심이 사나워졌다. 영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은숙씨(45)는 "한진중공업 문제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이 때문에 오히려 새누리당 쪽으로 마음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예솔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단 부산저축은행 초량본점 앞을 한 시민이 전화통화를 하며 지나가고 있다. ⓒ이기범 기자
↑예솔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단 부산저축은행 초량본점 앞을 한 시민이 전화통화를 하며 지나가고 있다. ⓒ이기범 기자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과 민주통합당에 대한 의구심이 새로운 인물에 대한 호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손수조 예비후보에 대한 반응이 대표적이다. 사상구에서 돼지국밥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손님들이 가끔 정치 얘기를 하는데, 기존 정치인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 본다"며 "하지만 손수조는 참신하고, 때묻지 않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신공항 건설 문제 등이 이번 총선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현민씨(25)는 부산저축은행 정기예금에 아르바이트로 번 돈 500만원을 넣었다가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원금만 돌려받았었다. 그러다가 부산저축은행에서 이름을 바꿔 단 예솔저축은행에서 23일 이자 20만여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부산 사람이라면 부산저축은행에 계좌를 한개 씩은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었다"며 "대부분은 이번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법이 포퓰리즘의 문제는 있지만 바람직한 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부산 부전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서모씨는 "아무래도 박근혜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틀림없이 대구와 가까운 밀양으로 신공항이 가지 않겠나"라며 "가덕도에 신공항을 오게 하려면 민주통합당 사람에게 표를 줘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