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력과 싸울 힘 필요했다…정권비리 남김없이 들추겠다"

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에게는 편견이 있다.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로 변방의 시사평론가에서 전국구 인사로 이름은 날렸지만 방송에서 보여준 적나라한 언어구사로 '욕쟁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지난 30일 아침 지역구 유세를 마치고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연기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연기죠. 연기잖아요. 평소에는 그렇게 욕 안합니다. 여당 쪽 혹은 보수 언론에서 그렇게 몰아가지만 김대중 대통령께서 담벼락 보고 욕이라도 하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욕을 할 수밖에 없는 국민들의 울분, 시대에 대한 분노의 표현입니다. 욕은 민심을 반영하는 연기일 뿐 저의 인간성과 연결해 얘기하면 곤란합니다. 그 만큼 그거 말고는 저에 대해 털게 없나 봅니다."
김 후보는 구속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할 마음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고민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나꼼수'가 이제 권력을 취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오해를 뛰어넘어 정봉주를 구속 시킨 압박과 싸워나갈 수 있는 힘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꼼수'를 하지 않았으면 정 전 의원이 감옥갈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정봉주 구속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주진우를 구속시키려 했던 그 흐름들, 이런 이명박 대통령의 선택이 잘못됐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선 가능성에 대해 "일부러 판세 여론조사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서 마음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여론조사)결과가 좋든 나쁘든 일희일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용민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것이 출마를 망설이게 했고, 또 무엇이 출마를 결정하게 만들었나.
▶가장 큰 고민은 '나꼼수' 가 이제 권력을 취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오해와 비판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나꼼수'를 향해서 계속해서 고소고발의 압박이 가해져오는 구조를 깨야 되겠다'. '누르면 누를수록 용수철처럼 튕겨져 나간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우리를 향한 압박은 결국 시민을 향한 통제와 겁박으로 이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봉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꼼수' 안했으면 그는 감옥갈 일이 없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선택이 잘못됐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정봉주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주진우를 구속시키려는 흐름들을 잘 알지 않는가. 그리고 기본적으로 정치할 마음 전혀 없었기 때문에 고민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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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입성을 통해 추구하려는 게 뭔가.
▶우리에게는 앞서 말한 압박을 당하지 않고 싸워나가겠다는 의지와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은 우리가 향유하려는 권력이 아니다. MB정권의 부정비리, 국가재산 사유화를 들춰낼 수 있는 고급정보로의 접근권이다. 나 자신의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권력이 필요하다. 그것 때문에 출마를 결심했다. 넓은 의미에서 '나꼼수'를 통해 정치를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작금의 돌아가는 정황들을 봤을 때 현실 권력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 방송에서 목사 아버지 얘기를 많이 했다. 출마 결심 후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
▶다 반대했다. 다만 아버지는 아들의 자아가 형성된 이후에는 저의 판단을 다 존중해 주셨다. 교회권력과 맞서 싸울 때도, 본인이 목사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씀을 안하셨다. 아버지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는데 나머지 가족들이 우려를 많이 했고 심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 방송에서 민주당 비판을 많이 했다. 입당해보니 어떤가.
▶전에도 이해가 되고 지금도 이해된다. 다만 야당이 좀 더 강해질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뭉쳐야 할 때라고 본다. 지금 야당 전선이 단일 대오를 형성 못하고 의제설정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다. 의제설정, 한마디로 '이슈파이팅'이다. 문제 삼을 부분은 강력하게 문제 삼아 정권을 압박하고 국민의 심판 분위기를 고조시켜야 하는데, 공천과정도 그렇고 뭔가 내부에서 내분으로 인해 소모해 버린 에너지가 많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내분도 많고, 말싸움도 많고, 논쟁도 많고, 내홍도 많은 게 민주주의 아닌가. 그걸 수습해 가는 과정도 민주주의다. 일사 분란하게 돌아가는 새누리당 보다 민주주의의 형편이나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공천 과정도 그렇다. 새누리당은 대권에 나설 사람이 당권을 쥐고 있으니 제시할 카드가 얼마나 많은가. 예를 들어서 공천을 못 주더라도 정권 잡으면 좋은 자리 주겠다는 제안도 할 수 있다. 그런데 한명숙 대표는 대권주자가 아니다. 그래서 낙천자들에게 제시할 카드가 부족하다. 게다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많았다. 공천 과정에서 시끄럽긴 했어도 화통하게 명분 있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는가. 진짜 민주주의의 모양에 가장 근접한 정당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라고 본다.
-노원갑에서 민주당 예비후보가 6명이나 나왔지만, 모두 낙천의 고배를 마셨다.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거리에서 뵙는 분도 있고 전화통화를 드린 분도 있다. 아직 뵙지도 통화도 못한 분도 계시다. 만나서 다 대화를 나눌 거다. 이곳에 온 지 얼마 안됐고, 야권 단일화하고 인사드리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시간이 많지 않았다. 선거 전에 모두 뵐 것이다. 앞으로도 동지적 관계로서 우리사회 발전과 민주주의 위해 함께 일할 분들이기에 계속 소통하면서 손잡겠다.
- 구청장 출신의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도 지지층이 상당하다.
▶이노근 후보의 경쟁력을 당연히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일부러 판세분석이나 여론조사에 관심을 안 갖는다. 그런 것들이 자만하게 하거나 방심하게 할 수 있고, 절망에 빠지거나 낙담하게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과 일일이 만나서 마음을 나누는 것 아니겠나. 노원갑은 야당 의원에게 아주 어려운 지역이다. 새누리당(구 한나라당) 의원들이 당선된 적이 더 많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아주 역동적이다.

- 정봉주 전 의원이 지역구 세습 논란이 있었다.
▶제 출마를 비판했던 논리 중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세습을 거론하는 거다. 정봉주 전 의원은 18대 때 낙선한 사람이다. 유명해 졌다는 이유로 노원갑을 사유지라고 얘기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 또 '지역구를 넘겨줬다. 세습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노원갑이 정봉주가 이름만 걸고 감옥에서 출마해도 당선될 수 있는 지역이라면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18대 때 떨어졌고 17대 때 딱 한번 간신히 된 지역이다. 그런 말은 유권자들을 모독하는 거다. 누가 더 유권자 마음을 얻느냐, 미래지향적 공약으로 지역발전 비전을 달성하느냐, 거기서 당락이 판가름 되는 거지 김용민이 나와서 깃발만 꽂는다고 당선된다는 발상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 '나꼼수' 탓에 '욕쟁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를 근거로 자질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연기일 뿐이다(웃음). 평소에는 그렇게 욕을 하지 않는다. 여당 쪽 혹은 보수 언론에서 그런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담벼락 보고 욕이라도 하라"고 하시지 않았나. 욕을 할 수밖에 없는 국민들의 울분, 시대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다. 욕은 민심을 반영하는 연기일 뿐이다. 저의 인간성과 연결해서 얘기하면 곤란하다. 내가 욕쟁이인지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봐라. 그렇지 않다. 그런 얘기를 계속 퍼뜨리고 다닌다는 건 그만큼 그것 말고는 털게 없다는 이야기로 볼 수밖에 없다.
- '폐경춘선 개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 얘기는 20시간도 할 수 있다. 경춘선 구간이 새로 생기면서 이전 선로가 붕 떠버렸다. 여기를 청춘이 오가는 청춘의 길로 만들려고 한다. 이름은 '청춘선'이다. 이 길 골목 곳곳에 인문학 교실, 공연장, 소상공인들의 상점을 만들고, 초상화도 그리고, 어린이들이 작은 텃밭을 꾸리는 장소로 만들 거다. 한번 오면 걸어보고 싶은 아름다운 길도 만들 예정이다.
경춘선 철로 근방에는 인덕대, 광운대, 서울 과학기술대, 서울여대, 육사, 삼육대 등의 대학이 연결돼 있다. '제 2의 대학로' '제2의 홍대'가 조성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 20~40대들이 놀고 즐길 수 있는 구간을 조성해 지역 부가가치도 높일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건물을 새로 짓는다고 원주민들을 이동 시키지 않겠다는 점이다.
- 당선된다면 어떤 정책을 내놓을 예정인가.
▶언론학을 전공하고 언론계에서 일을 해왔다. 언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 정봉주 구속소식을 접하면 외신기자들이 웃는다. 말을 했다고 사람을 잡아넣는 경우가 어디 있나. 세계가 비웃는다. 상당히 야만적인 구조다. 물론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는 보기에 따라 위중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인이, 정치인에 대해서 제기하는 의혹이 문제가 된다는 것은 너무 형식논리다. 정치인이 되려면 누구로 부터든 욕을 먹을 각오하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국민이, 지역주민이 자기 욕했다고, 힘들게 했다고 고소하고 고발하는 이런 사람들이 정치하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어떻게 비방 받을 생각을 안 하고 정치를 하려하는가. 기본 자질이 안 돼 있다. 권력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으로부터 비판을 받아도 겸허히 수용해야 민주주의다. 권력도 있으면서 권력 없는 사람을 겁박하고 탄압하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명박 정권의 비리를 한 점도 남김없이 다 들춰내 철저하게 그 책임도 물을 거다. '가카'의 재산은닉을 어떤 식으로든 규명해 국가재산 1원도 챙겨나갈 수 없도록 철저히 감시하겠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와 함께 할 거다. 우리가 권력에 접근하려는 이유가 바로 이거다. 또 하나는 정봉주 석방이다. 표현의 자유 보장과 같은 맥락이다. 정봉주가 감옥에 있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당장 데려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공릉과 월계동을 만들겠다. 지역 주민 삶에 바탕화면을 만드는 기획자로서 '행복한 노원' 만드는 일을 하려한다. 주연보다 조연되기를 좋아했던 제가 그 역할을 하면 딱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조연은 드러나지는 않아도 누구냐에 따라 영화가 살고 죽는다. 중앙무대에서 주연정치는 하지 않고 조연정치를 해서 노원구를 더 빛나게 할 자신이 있다. 우리 사회가 겸손하고 진정성만 있다면 먹히는 그런 사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