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봉대 기자= 사찰 정국과 관련된 언급을 자제해왔던 청와대가 연이틀째 전면 역공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수세적이던 청와대의 대응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노무현 정부때의 민간인ㆍ정치인 사찰사례를 제시하며 당시 총리나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지냈던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와 문재인 상임고문의 연루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KBS 새노조에 의해 민간인 등 사찰관련 문건이 폭로되면서 야권 공세가 한껏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다.
청와대 측 역공은사찰 문건에 타깃을 맞췄다.
최금락 홍보수석은 1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민주당 측이 이날 총리실 사찰문건 중 참여정부때 사안들은대부분 공직기강 감찰이나 인사동향등 단순보고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2007년1월 보고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2교대 근무전환 동향△전공노 공무원연금법 개악투쟁 동향△화물연대 전국순회 선전전 동향 등을 거론한 뒤"이를 단순한 경찰 내부감찰이나 인사동향 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또 노무현 정부때 청와대민정수석 등을 지낸문재인 상임고문이 총리실에 조사심의관실이 있었지만 당시엔 민간인과 정치인에 대한 사찰은 상상도 못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도 "오늘 총리실 발표에서 참여정부 시절 조사심의관실은 2003년 김영환 의원과 인천시 윤덕선 농구협회장, 2004년 허성식 민주당 인권위원장, 2007년 전국전세버스 운송사업연합회 김의협 회장 등 다수의 민간인과 여야 국회의원 등에 대해 사찰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현 정부뿐만 아니라 지난 정부에서도 민간인이나 정치인들에 대한 사찰이 이뤄졌음을부각시킨 셈이다.
최 수석은 BH(청와대) 하명사건 역시 지난 정부에서도 처리됐다는 점을 강조한 뒤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부정입학 및 성추행 비리 등을 거론했다.
청와대측은 결국불법성여부가 문제되는 것이지 민간인이나 정치인 사찰 혹은 BH 하명사건 자체는 현 정부나 전 정부때나 모두 있었다는주장인셈이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 31일 사찰문건과 관련된 입장을 발표, 문건에 포함된 2619건중 80%가 노무현 정부때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토대로당시 핵심 인사들의 연루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 관계자는 1일 뉴스 1과의 통화에서 "사찰문건에 대한검찰수사가 끝나면 그 내용과 성격이 상세히 나올 것이며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할 것"이라며 "노무현 정부때의 총리나 비서실장, 민정수석 등을 지낸 분도 책임질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관계자는 또 "야당 측이 선거를 의식, 사실관계를 왜곡하는정치공세를 취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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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측은 정치권에서 민간인 사찰과 관련, 특검 요구가 제기되면 언제든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특별수사본부 설치 요구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검찰의 재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미진할 경우 특검을 실시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다른 관계자는 "민간인 사찰문제로 야권이 총공세에 나섰는데 사찰문건 내용을 모두 공개해 보자"며 "물론 현 정부에서 이뤄진 20%의 문건에 대해서도 상세히 조사하고 불법 관련자들은 법에 의해 처벌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의 이같은 대응 기류는 지난 31일 사찰문건 폭로과 관련된 청와대 입장을 밝힌 전후를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것이다.
이전까지는 "검찰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만을 되풀이 하고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언급을가능한 자제했다. 사안 자체가 현 정부에 불리하게 작용할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크게작용했을 것이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선거를 앞둔 정치권 주장에 말려들지 않고 사안별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헤쳐나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토로한 것도 이같은인식과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찰문건 폭로이후 민주당 측은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 문제까지 거론하는 등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여당인 새누리당 조차 "정부가 불법사찰로 국민을 감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만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며 권재진 법무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게다가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에 대한탈당요구가 다시 불거지고 청와대와 선을 확실시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측으로서는 갈수록 수세에 몰리게 된형국이었던셈이다.
이관계자도 이와관련, "이번 총선결과가 좋지않게 나오면 화살은 사찰정국과 맞물려 청와대로 쏟아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사찰문건에 대한 청와대 역공에는 '몰릴대로 몰렸다고 볼 수 있는'현재의 수세 국면에서 탈피, 국면을 전환시켜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1일과 1일 연이틀 야당측 주장에 즉각 반격하고 나선데서도 청와대의 이 같은 기류를 읽을 수 있다.물론 문건들중 80% 이상이 노무현 정부때 것인데다 현 정부때 사안인 20% 중 거의 대부분이 검찰수사결과 종결처리된 것이란 점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자체 판단도 깔려있을수 있다.
고위 관계자도 "야당측이 앞으로도 사실과 왜곡되게 국민들을 속이는주장을 제기할 경우 맞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만큼 진상조사 결과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노무현 정부때 핵심 인사들의 연루사실이 드러날 경우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엔"앞으로 수사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만 강조했을 뿐,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현 정부가연루된 사안인 데다 파문의 향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우려감도없지않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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