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이 선거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하지만 정당간 정략 싸움에 정작 유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책 및 공약 검증은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론 새누리당은 지난달 27일 '가족행복 5대 약속'을 발표했고, 민주통합당도 3일 의료복지정책을 내놓는 등 간간히 정책 이슈를 끄집어내고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 이슈는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 등과 같은 정략적 갈등에 파묻혀 사람들의 관심권 밖으로 멀어진지 오래다.
복지정책은 한번 도입되면 다시 물리기 힘들다. 정부가 올해부터 적용한 0~2세 무상보육사례에서 보듯 복지정책은 한번 시행되면 당초 예상보다 소요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여야 모두 이런 현실적인 측면은 간과한 채 장밋빛 공약만 쏟아내고 있다. 향후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나 재원 마련 계획은 뒷전이다. 문제는 쏟아져 나오는 각종 논란에 정신이 팔린 유권자들 역시 이 문제를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양당이 제시한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향후 5년간 필요한 재원 규모는 새누리당 75조원, 민주통합당 164조원 등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교육, 보육, 의료, 일자리, 취약계층 지원, 주거 등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지난 2일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정치권 10대 핵심공약을 평가한 결과 여야 모두 정책 실현성을 담보하는 재원 조달 방법에서 명확한 방안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거가 끝난 후 양당의 정책과 공약이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권에서 내놓은 정책과 공약들이 얼마나 황당무계했던지 예산과 재정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가 직접 여야의 복지공약에 소요되는 예산을 분석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관선선거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만류로 제동이 걸렸다.
정부가 할 수 없다면 유권자가 스스로 나서 어떤 당이 정강정책 및 공약을 제대로 실현할지를 평가해야 한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관심을 갖고 실천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이 같은 작업 없이는 결국 정치권의 화려한 말잔치에 휘말리고 말 것이다. 앞으로 4년간의 제대로 된 선택을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여야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과 지역 공약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