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판세 분석]'미래권력론' vs '정권심판론' 팽팽히 맞서
서울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48 개. 전체 지역구 249 개의 5분의1에 달하는 숫자로 어느 당이든 원내 다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의 압승이 필수적이다.
역대 선거를 보면 서울은 '바람'에 민감했다. 17대 총선 때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32석을 가져갔다. 18대 총선에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후보들의 '뉴타운 공약'에 힘입어 한나라당이 40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어느 당이든 이같은 '쏠림' 현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일 각 후보 캠프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이전에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0 곳 안팎의 지역에서 후보들간에 우열을 가늠하기 힘든 혼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전통적인 텃밭인 강남지역 후보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이뤄진 여론조사에 따르면 강남갑(심윤조)과 강남을(김종훈), 서초갑(김회선)과 서초을(강석훈), 송파갑(박인숙) 등에서 상대당 후보를 리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밖에 현역 의원이 출마한 동작을(정몽준)과 은평을(이재오), 노원을(권영진), 서대문을(정두언), 양천을(김용태) 등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했다.
민주통합당은 도봉갑(인재근)과 은평갑(이미경), 광진을(추미애), 마포을(정청래), 구로을(박영선), 금천(이목희), 동작갑(전병헌) 등에서 자당 후보의 승리를 예상했다. 통합진보당은 노원병(노회찬)에서 당선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들 지역을 제외하고는 30여 곳에서 어느 당도 우세를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치 1번지'인 종로의 경우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와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강남벨트'에서도 이변의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 송파을에서 유일호 새누리당 후보와 천정배 민주당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 반면 18대 때 민주당에서 당선자를 냈던 송파병 지역에서는 김을동 새누리당 후보와 정균환 민주통합당 후보가 경합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많은 지역에서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번 선거전에서 여당의 '미래권력론'과 야당의 '정권심판론'이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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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정권 말기인 만큼 야당에서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지만 새누리당에서 '박근혜'라는 대선 유력후보를 내세우고 선거를 치르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극단적인 쏠림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과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노원갑)의 막말 파문이 서울 지역 판세를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다만 현재로서는 민주통합당에 다소 불리한 형국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불법사찰 사건은 2010년 한차례 불거진 것이어서 새롭다는 느낌을 갖기 힘들고, 내용도 복잡하다"며 "하지만 김 후보 파문은 새롭게 나타난 것이고, 사안도 간단하기 때문에 훨씬 더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