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부가 협상을 잘못해 개원이 안 되는 것인데, 그들이 책임을 더 크게 느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새누리당의 한 초선의원이 21일 기자에게 한 푸념이다. 지난 19일 새누리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당비 반납을 결의함에 따라 그는 다른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19대 국회 임기 첫 달 세비를 반납했다. 그는 "상임위가 빨리 정해져야 법안도 마련할텐데, 우리는 진짜 일하고 싶다"고 했다.
국회의원의 세비는 국회의원수당과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정책활동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 1인당 평균 1149만 원이다. 새누리당은 중앙당 계좌로 반납 받은 세비를 보훈단체나 복지단체 등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비 반납에는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 150 명 가운데 대다수인 144 명이 동참했다. 144 명의 세비를 합하면 16억5456만원 수준이다.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은 김성태 의원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당의 최대주주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앞장서고 있으니 다른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국회 등원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무노동 무임금 원칙'의 원칙을 적용받겠다는 논리는 지도부의 책임 회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회 파행의 책임을 민주통합당에 떠넘기는 효과도 노리는 것 같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이 '세비 반납쇼'라고 비판하는 야당에 대해 "개원을 하지 못한 것은 다른 어떤 잘못에도 비교될 수 없는 원죄에 속한다"며 "민주통합당은 국회를 개원하지 못한데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양심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세비 반납이 '무노동'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새누리당이 '쇼'가 아니라는 것을 보이려면 세비 반납만으로는 안 된다. 지난 2분기 새누리당에 간 국고보조금은 42억 원이다. 이 역시 국민의 혈세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무노동 무임금'의 논리대로라면 이 돈 또한 반납해야 할 대상이다.
무엇보다 원 구성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지도부가 더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한 달에 1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판공비는 최우선적으로 반납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