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빅3 대선후보 정책선거 '낙제'

[기자수첩]빅3 대선후보 정책선거 '낙제'

변휘 기자
2012.10.24 17:18

현재 정치권의 '핫이슈'는 정수장학회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다. 대통령 후보도, 캠프 책임자들도, 국정감사장에서도 여·야 정치인들 모두 장학회와 NLL 논쟁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정작 대선후보 모두 목소리를 높였던 '정책경쟁'은 현재까지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 알리미 홈페이지의 예비후보자 공약 소개란은 당초 지난 20일 서비스를 시작을 예고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오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텅텅 비어 있었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 등 이른바 '빅3' 후보 캠프의 공약 '지각제출' 때문이었다.

지각제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각 후보들은 뒤늦게 공약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23일 오후에야 공약 소개란에 내용이 채워졌고, 유권자들은 각 후보자들의 공약을 윤곽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대선이 불과 57일 남겨둔 시점이었다.

그나마 내용도 지나치게 원론적이다. 올해 대선 화두인 '경제민주화'와 관련, 박 후보는 "임기동안 균형성장을 위한 방안을 추진할 것", 문 후보는 "법률 개정을 통한 정책 변경 추진", 안 후보는 "재벌·금융개혁 등 7대 영역에서 개혁을 실현할 것" 등 지나치게 원론적인 목표 제시에 그쳤다.

공약의 차별성도 찾아보기 어렵다. 역시 경제민주화와 관련, 소요재원에 대해 빅3 후보는 "법·제도 정비사항으로 재원조달이 불필요하다"는 동일한 답변을 내놓았다. 후보들이 앞으로 5년간 어떻게 나라 살림을 꾸려갈지, 궁금해 하는 국민들에게는 그리 만족스러운 답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대선마저 '이미지' 중심의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8대 대선이 코앞이지만 아직도 후보들 간에 정치공학적인 검증 공방만 있다", "후보들이 한 줄짜리 정책과제만 제시하니 유권자 눈에 후보들의 정책이 비슷하게 보인다"는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의 논평도 우려도 괜한 우려가 아니다.

'공약(空約)'이 아닌 '공약(公約)'이 필요하다는 유권자들의 요구, 정치권의 자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 역시 이 같은 구태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누구보다도 대선후보들 스스로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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