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가지 숙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숙고의 결과들, 생각들, 결심들을 마음에 담고 이제 돌아갑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82일 만에 정계에 복귀했다. 그야말로 '화려한 귀환'이다. 그가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한국을 떠나있는 동안에도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은 그를 향해 있었고, 그의 복귀 소식에 모든 시선은 또 다시 그에게 집중됐다.
안 전 교수의 조기 정계복귀는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오는 4·24 재보선은 측근을 내세우고, 10월 재보선에서야 직접 등판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의 조기등판을 부른 것은 현 정치권의 탓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새 정치' 구호가 난무했던 지난 대선이었지만 막상 대통령 취임 후 '새 정치'는 정치권에서 사라져버렸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놓고 여야와 청와대의 극한 대립만 남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자연스레 안 전 교수에게 시선을 돌리게 했다는 것.
하지만 안 전 교수가 4월 재보선에 임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4·24 재보선은 아직도 40여 일이 남았다. 정치권에서 40일은 예측 불가능한 시간이다. 안 전 교수를 조기 등판케 했던 정부조직법도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정치지형과 4·24 재보선의 정치지형은 분명 다를 수 있다.
안 전 교수에게 '새 정치+α(알파)' 가 요구되는 이유다. 정치는 프레임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전 교수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새 정치' 구호만으론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정부조직법이 통과됨과 동시에 '정치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 예정이다. 여기에 '새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프레임을 전면적으로 들고 나올 것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정치개혁에 더해 박근혜 정부 초기의 대선공약 이행 여부를 프레임으로 들고 나올 예정이다.
안 전 교수도 플러스알파를 보여줘야 한다. 안 전 교수의 '새 정치'는 분명 강점이지만 실체가 없다는 비판이 많다. 또 지난 대선 때와 달리 이번엔 안 전 교수의 두 번째 등판이다. 국민들에 어필할 신선한 이미지는 덜해질 수밖에 없다. '안철수'만의 정치를 구체화, 가시화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 체류 기간 동안 영화 '링컨'을 감명 깊게 봤다는 안 전 교수는 "결국 정치는 어떤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안 전 교수가 구상한 새 정치의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