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아버지 은인 '백선엽 대장' 靑에 불러…

朴대통령, 아버지 은인 '백선엽 대장' 靑에 불러…

이상배 기자
2013.03.13 16:35

백선엽 대한민국 육군협회장 등 원로 12명 청와대 초청

# 아버지는 좌익활동을 했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을 구형 받았다. 재판에서는 '무기징역' 선고가 내려졌다. 수감자로 인생을 끝내야 할 위기의 순간 한 은인이 나타났다. 이 은인은 나중에 최고의 전쟁 영웅이 되고, 아버지는 대통령이 됐다. 60여년이 흘러 이번에는 그 딸이 대통령이 돼 당시 아버지의 은인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대접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 사건은 부녀 간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백선엽 대한민국 육군협회장 사이에 실제 일어난 일이다.

↑백선엽 대한민국 육군협회장
↑백선엽 대한민국 육군협회장

박 대통령은 13일 국민원로 12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본관 인왕실에서 오찬을 가졌다.

이홍구 서울국제포럼 이사장, 남덕우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 조순 한러문화경제협회 명예회장, 김시중 한국과학기술포럼 이사장, 이인호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박상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이만섭 전 국회의장, 안병직 사단법인 시대정신 명예이사장 등 각계 원로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6.25 전쟁영웅 백 회장도 함께 했다. 박 대통령과 백 회장 사이의 인연은 1949년 2월 박 전 대통령이 좌익활동 누명을 받고 군사법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즈음 육사 교관으로 있던 박 전 대통령은 셋째형 상희씨의 친구 황태성씨의 초청을 받고 향우회에 참석했다. 알고보니 향우회 참석자들 대부분이 좌익 인사들이었다. 이것이 문제가 돼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서울 충무로에 있던 헌병대로 끌려갔다. 그곳에 설치된 국방부 임시 군사법정에서 박 대통령은 '군병력 제공 죄'로 사형을 구형받은 뒤 결국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다.

당시 육군본부 정보국장으로 있던 인물이 백 회장이었다. 백 회장은 자신의 만주 군관학교 후배인 박 전 대통령이 누명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의 만주 시절 동료 20명으로부터 '박정희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는 보증서를 제출받고 무죄방면시켜줬다. 뿐만 아니라 백 회장은 보직을 못 받아 군복을 벗어야 할 처지에 놓인 박 전 대통령을 육군본부 정보국 의문관에 추천하며 재기의 기회를 터줬다.

이후 백 회장은 1950년 발발한 한국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며 전쟁영웅으로 승승장구한 뒤 1960년 퇴역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위에서 소장까지 진급한 뒤 1961년 5.16 쿠데타를 거쳐 1963년에는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백 회장은 박정희 정권에서 주 프랑스 대사 등을 거쳐 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좌익숙청', '한국전쟁', '군사 쿠데타', '제3공화국' 등 비극적이고 파란만장했던 한국의 근·현대사가 박 전 대통령과 백 회장 두 사람의 인연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셈이다.

두 사람의 그 인연은 이제 대를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 대통령에게 다다랐다.

이날 오찬에서 백 회장은 북한의 도발을 우려하며 "북한에 대한 전쟁 억지책은 강력한 동맹국과의 연대"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미국 방문이 중요하고, 아시아의 평화 정착이 중요하다는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나라의 안보가 매우 위중한데, 저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전은 확실하게 지켜내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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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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