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일각서 "용어 선택 신중했어야"…'공정경제' 제안도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후퇴한게 아니에요. 처음부터 불공정한 시장 구조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고 시작했어요. 다만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를 선택할 때 좀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정치권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 정치인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아쉬움을 이렇게 털어놨다. 어원도 뜻도 불분명한 '경제민주화'라는 용어가 국민들의 삶 면면과 연계되면서, 그 대상과 범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우려다.
특히 '민주화'라는 단어가 들어가면서 정당성이 부족한 정책도 마치 '약자를 위한 것이니까' 당연한 것처럼 부풀려졌다는 해석이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경제민주화'때문에 정치권에서 '네이밍(naming)'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면서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는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으면서 일종의 정치적 용어로 전락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여전히 의지가 확고하다"며 '발끈'하고 나선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경제민주화 의지 후퇴=서민·약자 보호 의지 후퇴=대기업 편들기'로 인식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선공약이 아닌 것(경제민주화 법안)도 (국회 논의에) 포함돼 있는데 무리하는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한 바 있다.
대선 과정에서 경제민주화를 주창했던 박 대통령이 이처럼 '자제 발언'을 하면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도 곤혹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당초 '공정거래'에 국한했다면 정책 효율성도 높이고 잡음도 줄였을 거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일각에선 처음부터 '경제민주화'가 아닌 '공정경제'라는 용어가 훨씬 더 적합했을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서 심의중인 법안들은 '경제민주화 법안'들은 공정거래법·유통산업발전법·하도급법·가맹사업법 등 공정거래와 관련된 법안들이다. 애시당초 '박근혜표 경제민주화'가 '공정거래'에 국한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헌법 제119조에서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를 가져왔지만 실제 공론화 할때는 '공정한 경제' 등으로 사용하는게 옳았다"면서 "처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언론에서 이미 이슈화가 됐고 야당에서도 덩달아 쓰면서 결국 그렇게 가버렸다"고 말했다. 이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