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또 '단일화'만 찾는 민주당

[기자수첩]또 '단일화'만 찾는 민주당

박광범 기자
2013.04.21 16:55

"선거에서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는 강한 민주당을 만들겠다"

민주당 차기 당 대표 후보에 출마한 세 명의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선거에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특히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선 선거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야권 연대나 단일화 논의가 아닌 당의 수권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선 이런 구호가 무색하게도 단일화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민주당의 심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에서의 최대 화두 역시 단일화였다.

강기정 후보와 이용섭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공식적으로 두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해 입을 열었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고 공언했다. 이들의 단일화 명분은 호남출신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날 전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한 대의원은 "민주당에서 호남을 대표하는 후보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 후보와 강 후보가 단일화 해 호남의 대표성을 띄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편에서는 단일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입으로는 당의 단일화 없는 승리를 이야기하면서 뒤에서는 정작 자신들의 단일화를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의원은 "지금 단일화 논의가 비주류인 김한길 후보가 가장 유력한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니까 정치공학적으로 하려는 것 아니냐"며 "말로는 강한 당을 만든다고 하면서 자기부터 다른 후보와 단일화를 생각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단일화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은 곱지 못하다.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단일화는 이념차이에도 선거 승리만을 위한 정치공학적 단일화라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선거 결과에서도 당초 예상을 뒤엎고 새누리당에 참패했다. 지난 대선 과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민주통합당이 안철수 전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만 이뤄질 경우, 승리할 수 있다는 자만에 빠져 대선패배를 불러왔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대선 패배 이후 야권 진영에서 '단일화 없이 강한 제1야당 민주당'이 돼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대선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재현된 '단일화' 논란이 현실의 벽에 막혀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민주당의 자화상을 보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광범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