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과잉입법 있어…기초연금 상위 30% 미지급 합의되면 따라야"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브레인'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사진)이 경제민주화 논란에 대해 "더 센 법안만 찾다 보면 혼란이 생기고 당초의 공약법안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옥석을 잘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제와 재정 전문가인 안 의원은 박 대통령 대선공약 입안, 그 중에서도 복지노동 정책과 각 정책별 소요예산 정비에 핵심 역할을 했다. 초선임에도 정책위 부의장을 맡은 사실이 그의 '내공'을 짐작케 한다. 그런 안 의원이 "새누리당 내에도 공약을 과잉 해석한 법안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제민주화 과잉입법 논란 국면에 의미 있는 준거점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지난 13일 의원회관 자신의 방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일감 몰아주기·부당 내부거래 규제의 경우 공약에서 내놓은 법적 장치가 그동안의 어떤 법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부당 단가인하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기로 한 것은 종전에 없던 규제로, 입법 과정에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그는 "(공약대로) 공정위의 직권조사를 강화하고 공정위 전속고발권을 (분산) 해제하는 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보다 세다는 인상을 주는 법을 내면 원래의 공약 법안들이 약하게 보이는 것"이라며 "갑을관계와 같은 새로운 '메뉴'를 집어넣어 더 세게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한 규제일수록 좋다는 '환각'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정치를 계속 하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그럼에도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전혀 흔들림 없이 간다. 속도조절론을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공약에 근거한 불공정거래 규제 등은 차질 없이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적절한 입법 △이를 집행할 행정력 △사법부의 엄정한 판결 노력 등 삼위일체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선 "대선을 위해 갑자기 내놓은 것이 아니"라며 "2009년 5월 스탠포드대 연설에서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Disciplined Capitalism)를 내세웠고, 그 세가지 내용 가운데 기업이 주주와 공동체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부분이 바로 경제민주화의 기본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연금개혁안은 사회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수정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기초연금을 국민연금에 통합하고, 기존의 기초노령연금에서 약속한 금액만큼은 모든 노인에게 보장하겠다는 게 원안. 하지만 이를 결정할 국민행복연금위원회는 소득 30% 이하 노인에게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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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모든 노인에게 지급한다는 것이 인수위 안이지만 소득 상위 30%에게 소액을 주는 것보다 그걸 모아 연금 수요가 더 높은 하위계층에 주는 게 낫지 않느냐는 지적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 방향은 변함없겠지만 구체적 방법에서 그 정도의 유연성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최근 집주인(임대인)에게 세입자(임차인)의 전세자금용 담보대출을 대신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그 이자 납입액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집주인 소득공제대상으로 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을 발의했다. 이른바 '목돈 안드는 전세'라는 박 대통령 대선공약 이행법안이다.
그는 "많은 서민들이 전세를 갱신할 때 전세금을 올려줘야 하므로 대출을 받거나, 기존 대출이 있으면 제2금융권으로 가서 고금리를 적용 받는다"며 "목돈 안드는 전세를 통해 세입자는 대출 여력이 없어도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집주인이 제1금융권의 싼 이자를 적용받을 수 있으므로 이자 혜택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수입품 단가가 실제보다 낮게 책정돼 관세를 적게 낸 경우 이를 재산정하는 '관세경정'이 불가피하므로 이 때 수입업자의 매입세액공제가 동시에 조정되도록 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안도 제출했다. 세금탈루를 막아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방편이다.
그는 이처럼 대선공약 법안을 중점발의하는 데 대해 "인수위 때 사상 처음 공약이행계획서를, 최근엔 공약가계부를 만든 것도 공약 이행이 신뢰정치의 핵심이기 때문"이라며 "신뢰정치를 구축해야 어떤 정책을 내더라도 실효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후보시절부터 정책공약을 다듬는 스터디에 참여해 왔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자문위원으로 당에 합류했고,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정치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안 의원은 17일 '재정개혁을 위한 평가체계 개선방안'을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를 주최한다. 그는 새 정부에 대해 "부처간 칸막이 해소를 대통령께서 오랜 기간 강조해 왔다"며 "현장과 수요자 중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하고, 그 방안으로 엄정한 정책 평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구, 1959년(만 54세) △성균관대 경제학 학사·동 대학원 석사 △美 위스콘신매디슨대학원 경제학 박사 △미국 빈곤연구소 연구위원 △성균관대 경제연구소장·경제학부 교수 △기획예산처 중앙성과관리자문단 자문위원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 △바른사회시민회의 운영위원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단 위원 △한국재정학회 감사 △공무원연금발전위원회 재정추계소위원장 △박근혜 대선후보 비서실 정책메시지단장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정책위 부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