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강제적 당론'부터 의결순서 변경까지…안철수·박지원 등 반대표 던져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과 부속자료가 공개된다.
여야는 2일 정상회담 대화록 원본이 보관돼있는 국가기록원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 및 부속자료 제출요구서를 제출했다. 요구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76명 중 찬성 257명, 반대 17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이날 표결에선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 소속 의원, 무소속 안철수, 송호창, 박주선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민주당에선 박지원·추미애·김승남·김성곤 의원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과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각각 기권표를 던졌다.
여야는 이날 요구안을 가결시키기 위해 총당력을 동원했다. 통상 '권고적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과 달리 여야 모두 '강제적 당론'으로 해당 요구안을 추진했다.
또 요구안 처리를 위해 의결 순서도 앞당겼다. 이날 오후 3시50분쯤에야 소관 상임위인 운영위원회를 통과한 요구안은 본회의 안건 중 제일 마지막인 '97항'으로 상정됐다. 하지만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로 17항(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의결이 끝나고 난 뒤 요구안 의결이 이뤄졌다. 본회의가 길어질 경우, 자리를 이석하는 의원들이 생길 것을 염려한 것.
요구서가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국가기록원은 10일 안에 정상회담 대화록 원본 및 사전·사후 회의록, 녹음파일 등의 사본을 만들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운영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운영위는 이후 회의를 열고 열람 의원 및 공개 여부 등을 논의해 자료를 열람할 예정이다.
다만 여야가 대화록 원본 열람에는 동의했지만 대화록 내용 공개 여부를 두고 갈등이 예상된다. 이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합의한 요구서에 따르면 '정상회담 회의록과 녹음기록물(녹음파일 및 녹취록 포함) 관련 자료 일체에 대한 열람 등(사본제작 및 자료제출 포함) 공개를 요구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대화록이 대통령기록물인 만큼 법적으로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공개가 아니라 열람"이라며 "열람 방법은 (국가기록원이) 사본을 제출하면 보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공개가 되지 않는 열람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열람하고 나서 그냥 입 다물고 있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자연스럽게 상임위 보고과정에서 공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여야는 본회의에서 국정원 댓글 의혹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했다. 국정조사 계획서가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국정조사는 이날부터 다음달 15일까지 45일 간 실시된다. 국정조사 증인 및 참고인 채택 등 세부사항은 오는 10일 오전 국조특위 양당 간사 간 협의에서 결정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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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정조사 증인 채택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당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선대본부장을 맡은 김부겸 전 의원 등을 증인으로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권영세 주중 대사와 남재준 국정원장, 김무성·정문헌 의원 등의 증인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대선 당시 댓글 의혹과 연루된 국정원 관계자들은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된 만큼 대거 증인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이날 열린 국조특위 첫 회의에서도 여야는 특위위원 인선을 두고 파행을 겪었다. 새누리당이 이른바 '국정원 여직원 인권유린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된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이 특위위원 제척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것. 이를 두고 여야 특위위원들이 격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특위회의를 마쳐 향후 특위 운영과정에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는 국정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정치개입 의혹 등을 둘러싼 여야 공방에 대해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과 NLL 논란 등에 대해서는 여야 지도부 등 자신들이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의 여야가 할 일이 있고, 청와대가 할 일이 있다. 청와대가 이러쿵저러쿵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