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대통령기록관장 "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원천적으로 불가"

前 대통령기록관장 "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원천적으로 불가"

이승형 기자
2013.07.18 11:44

임상경 전 대통령기록관장 "전자문서 시스템 특성상 불가능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존폐 논란과 관련, 대화록이 삭제되거나 폐기되는 것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전자문서시스템인 'e지원'의 특성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상경 참여정부 당시 기록관리비서관은 18일 "e지원에 문서가 탑재되는 순간 삭제나 폐기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일부에서 주장하는 폐기 의혹은 잘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 "혹시 대화록 원본 파일이 손상됐다해도 대통령기록물의 모든 파일은 백업 파일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찾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임 전 비서관은 참여정부 말기에 이번에 논란이 된 정상회담 대화록 등 기록물을 재분류하고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는 업무를 맡았으며 대통령기록관장을 역임한 바 있다.

국회 열람위원들이 대화록 원본을 찾지 못한 데 대해 그는 △대화록 제목 변경에 따른 검색의 어려움 △대화록 파일 훼손과 같은 기술적 에러 등 두 가지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비밀기록의 경우 기록 생산부서가 제3자의 열람 가능성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문서 제목을 바꿔다는 경우가 있다"면서 "국정원이나 국방부 등의 30년 지정 비밀기록들은 기록 생산부서에서 표제를 바꿔 관리하는 일이 흔하다"고 말했다. 행정부처의 30년 지정 비밀기록들은 각 해당부처에서 장기간 관리하기 때문에 문서 제목 변경에 따른 혼란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생산하는 대통령기록물의 경우 5년마다 이관하게 되고, 관리 주체가 바뀌면서 이번 경우처럼 제목 변경에 따른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전 비서관은 또 "지금으로서는 문서 이관 과정에서 대화록 파일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에도 전자기록물을 이관하는 일은 처음이라 파일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록 폐기 의혹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에서 녹음을 하는 일은 외교상으로는 결례"라며 "그런데도 노 전 대통령 등 남북정상회담 당시 우리 참석자들은 대화를 녹취할 만큼 기록을 중시했다"고 말했다. 당시 정상회담 녹취 파일은 문서로 풀어져 하나는 청와대, 다른 하나는 국정원에 보관됐고, 청와대 원본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전 비서관은 "그걸 폐기하라고 노 전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에 대화록 1부를 남기면서 정작 국가기록원에 넘기지 않는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말이다.

한편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된 대통령기록물은 모두 320여만건으로, 이전 역대 정권 기록물을 모두 합친 수치(30만건)에 10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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