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4박 5일 국빈방문…대부분 일정이 경제 일정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8일 한-베트남 경제협력 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하반기 주요 국정과제로 세일즈 외교를 내세운 박 대통령이 첫 행보로 이 곳을 택한 것은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함께 신흥경제권으로 떠오로는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중심국으로 인식되고 있는 탓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취임 후 첫 순방지로 베트남을 택했고, 10월까지 ASEAN 10개국을 돌며 경제외교를 펼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우리나라(255억불) 일본(327억불)은 이은 제4위의 베트남 투자국이다. 박 대통령은 순방 기간 중 원자력, 화력발전 수주 활동 등 대부분을 경제 관련 일정으로 짰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은 일종의 사두마차적인 집단지도체를 유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오는 9일 쯔엉 떤 상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외에도 은웬 푸 쫑 당서기장, 응엔 떤 중 총리, 응웬 신 흥 국회의장 등 베트남 최고 당정 지도부를 차례로 만나 친분과 신뢰를 구축하는 것도 이를 기반으로 세일즈 외교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이번 방문의 최우선 목표는 원자력 발전소 2기(1기 당 최소 50억불) 수주의 기반을 조성하는 거다. 현재 베트남 정부가 우리나라와 수의계약 형식으로 진행 중인데, 5개의 부지 중 우리측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그 결과를 보고하면, 베트남 국회 승인을 거쳐 본타당성 조사후 정부 간 협정을 체결하게 된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원전 기술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가 원전 건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할 계획이다.
우리 기업들의 대규모 국책 인프라 사업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베트남 정부는 3기의 화력발전소 건설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인데, 한국컨소시엄이 투자제안서를 체출하거나, 지분인수 가격 협상(남부발전-SK)을 벌이고 있는 곳도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참여하는 석유비축사업도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협상이 잘 마무리되도록 적극적인 요청을 할 예정이다. 정상회담 후 발표될 공동번영을 위한 공동성명에 어떻게 반영될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지금껏 총 2차례 이뤄진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언급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투자와 교역 확대 등 공동 번영을 담보할 수 있는 FTA 추진에도 속도늘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 밖에 현지에 진출해 있는 1800여개 우리 기업의 투자 관련 애로사항도 적극 해결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한-베트남 경제협력 만찬 간담회에서 베트남 경제의 잠재력과 가능성능 높게 평가하며 양국 경제협력의 범위가 확대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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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경제사절단 단장), 강호문 삼성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구자영 SK그룹 부회장, 김종식 LG전자 사장 등 방미, 방중 때보다 많은 79명의 경제사절단이 참석하고, 베트남 측은 황 쭝 하이 부총리 등 7명의 장·차관 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20여명의 지방정부 성장 및 부성장이 참석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오는 10일 베트남의 최대 경제도시인 호치민시를 방문해 레 탄 하이 호치민시 당서기 및 레 황 꿘 호치민 시장을 만나, 우리 진출 기업의 활동 애로 사항 해소에도 나선다. 우리 정상이 호치민을 방문하는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현지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대표적 모범투자기업 한세베트남도 방문한다. 우리 정부가 베트남측에 대규모 인프라 사업 수주 뿐 아니라, 견실한 중소기업 지원 활동에도 적극 나설 것임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