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3자회담으로 확인한 '정치실종'

[기자수첩]3자회담으로 확인한 '정치실종'

이미호 기자
2013.09.17 06:09

"진두지휘하는 '천막'은 그대로 두고 '전쟁터'는 국회로 옮겨야 해요. 민주당이 '민생경제'를 놓고 새누리당과 맞붙어 승리하면 '국정원 개혁'에 관심이 멀어졌던 여론도 끌고 올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3자 회담'이 열리기 직전, 기자와 만난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언제까지 장외투쟁이 이어질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때에 민생을 팽개치고 있다는 비판 때문이다. 당장 정기국회가 문을 연지 2주가 넘었지만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어려운 경제 사정을 생각하면 부동산 법안 등을 처리할 9월 국회는 매우 중요하다. 민주당이 뭐라고 말하든 서민들에겐 국정원 이슈 보다는 '먹고 사는 일'이 우선일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민주당의 요구하는 국정원 개혁과 민주주의 회복 주장도 힘을 받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입장에서 원내 복귀는 쉽지 않은 일이다. 별다른 성과 없이 원내로 들어갈 경우 지도부의 리더십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노(노무현)그룹 등 민주당 내 강성파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투쟁 방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결단을 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청와대와 여당 등 여권이 도움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원하는 '100%'는 아니더라도 내부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은 줄 수 있어야 한다.

박 대통령과 여당 입장에서도 이런 양보가 필요하다. 국정을 책임진 여권으로선 민주당의 원내복귀 문제가 발등의 불일 수 밖에 없다. 민주당이 복귀해야 국회가 돌아가고 국회가 돌아가야 국정도 원활해진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열린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의 '3자 회담'이 사실상 결렬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각자의 요구, 주장만 해서는 접점을 찾기가 어렵다. 정치는 타협의 산물이다. 타협이 안되면 정치는 실종된다. 박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에 다시 한번 '정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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