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터넷이 담배보다 해로운가?

[기고]인터넷이 담배보다 해로운가?

유승희 민주당 국회의원
2013.11.21 08:13

유승희 민주당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중독예방관리치료법률안, 일명 ‘게임중독법’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수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은 부당한 규제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인터넷 게임업계는 초상집 분위기다. 그러나 법안 발의자는 중독의 통합적 관리와 예방치유시스템 구축을 위한 좋은 법안이 ‘게임중독규제법’으로 폄하되고 있다면서 오해가 많다는 입장이다. 논란의 덤불을 헤치고 중독예방관리치료법률안의 문제점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먼저 분명히 하고 싶은 점은 이 법안은 공식 명칭과 상관없이 ‘게임중독법’으로 불리기 충분하다는 점이다. 국가적으로 ‘중독의 폐해’를 체계적으로 다루자는 취지에 공감한다. 하지만 법안 제2조에서 ‘인터넷게임 등 미디어 콘텐츠’를 4대중독 질환으로 규정한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알코올, 마약, 도박이 포함된 것은 상식적이다. 하지만 중독의 대명사인 '담배' 대신 '인터넷게임 등 미디어콘텐츠'가 포함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차원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이 법안을 ‘게임중독법’이라고 부르는 것은 오해가 아니라 법안의 핵심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다.

중독예방치료라는 취지를 감안해도 이 법안은 위헌요소 투성이다. 먼저 헌법에 의해 법률 제·개정 권한을 부여받은 입법부가 중독관련법안에 대해 국가중독관리위원회와 협의하도록 의무를 규정한 것은 헌법에 정면으로 반한다. 미디어콘텐츠 등이 포함된 중독 물질의 생산·유통·판매를 국가가 관리하고, 광고와 판촉까지 제한하도록 한 규정 역시 행복추구권과 영업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한다.

무엇보다 이 법안의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게임 등 미디어콘텐츠’를 중독질환으로 규정한 데 있다. 이미 인터넷은 문화이자 삶과 경제활동의 기본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게다가 인터넷뿐만 아니라 TV와 스마트폰 등 전자단말기를 통해 유통되는 모든 정보가 미디어콘텐츠다. 이들을 중독 대상으로 규정하고, 생산·유통·판매를 국가가 관리하겠다니, 앞으로 정부가 모든 인터넷기업과 방송사를 직접 통제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 등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국민의 상식과 도저히 부합하지 않는다.

‘인터넷게임 등 미디어콘텐츠’를 ‘인터넷게임’이라고 축소해석해도 문제다. 인터넷게임이 어느 정도 중독성을 가진 것은 인정하더라도 4대 중독에 포함돼야 할 만큼 심각하고 위중한 것인지는 여전히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게임중독으로 인한 존속살해 등 일부 극단적 사례가 있긴 하지만 오히려 게임을 활용해 학교성적이 급상승한 사례나 심지어 우울증을 극복하고 대인관계가 좋아졌다는 반대사례도 많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아동을 치료했더니, 게임중독 증상이 사라졌다는 임상사례도 많다. 우울증이 개선되고 나니 인터넷 이용시간이 현저히 줄었다는 경우도 많다. 알코올이나 마약같은 명백한 중독 물질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물론 인터넷과 게임이 중독증상을 초래하고, 성장기 청소년들의 중독 증상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일중독에 시달리고, 누군가는 운동 중독 때문에 건강까지 심하게 손상된다. 심각한 콜라중독으로 치아가 몽땅 상한 사례도 있고, 미국 TV드라마 중독으로 소위 ‘미드폐인’이 속출하기도 했다. 인터넷게임 중독이 이런 중독과 근본적으로 다를만큼 심각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언제나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 어른들의 두려움과 걱정이 현실을 덮었다. TV가 최초 등장했을 때 신문 보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줄 알았다. 가정용 비디오가 대량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 극장은 당장 망할 것 같았다. 인터넷이 놀이터가 되고, 일터가 된 세상이다. 인터넷이 문화가 되고, 경제가 된 세상이다. 몇 가지 편린에 부화뇌동하지 말자. 신문은 여전히 유력하고 극장은 관객으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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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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