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공천 폐지, 여야 '겉과 다른 속' 들여다보니...

정당공천 폐지, 여야 '겉과 다른 속' 들여다보니...

이미호 기자
2014.01.27 08:24

[집중분석-기초선거 공천폐지 논란③]]與 '집권당 프리미엄'·野 '현역 프리미엄'·安 '새정치' 챙기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둘러싼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6·4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일이 불과 열흘도 채 안남았지만, 여야는 아직 '선거 룰' 조차 정하지 못한 상태다. 경기 시작은 코 앞인데 주자들이 경기 방식을 두고 논쟁만 계속하는 셈이다.

새누리당이 '공약 파기' '기득권 유지'라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 정당공천을 유지하려는 속내는 '집권당 프리미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실제로 정당 공천제가 없어지면 민주당 소속 비율이 높은 서울과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새누리당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게임이 될 수 밖에 없다. 공천제 폐지로 인해 '현역 프리미엄'이 더욱 강화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집권여당의 '기호 1번 프리미엄'은 사라지게 된다.

당내 반발이 거세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지금 상황에서 공천을 하지 않는 것은 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있고, 정우택 최고위원도 "어느 정당이든지 떳떳한 후보를 내서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는 것이 정당의 권리이고 책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이미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밀어붙이고 있다. 정당공천이 폐지돼 후보가 난립하면 '현역 프리미엄'이 절대적인 승리 요소가 된다. 최대 표밭이자 경합지역인 수도권에서 현역 단체장이 많은 민주당이 유리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안철수발(發)' 야권분열을 우려하는 호남 지역의 경우에도 민주당은 공천제가 폐지되는게 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천제가 폐지되면 '안철수 신당' 후보들이 호남에서 난립, 상대적으로 기존 민주당 후보들에게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 '현역 프리미엄'을 없애겠다는 의도로 '제한적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각 당에서 1차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부적격자'만 거른 뒤, 나머지 후보 중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지지율이 높은 후보를 고르는 방식이다. 기초선거 공천폐지 공약의 위헌 논란을 피하면서도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자는 대선 공약의 취지를 살린, 고육지책이다.

김학용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지난 24일 정개특위에서 "야당이 최악의 경우 오픈프라이머리 실시에 합의를 안 해줘도 독자적으로 당헌·당규에 넣겠다"며 강행 의사를 밝혔다.

한편 안 의원 측은 공천제 폐지로 '정당 프리미엄'이 사라진 선거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여권을 '대선공약 파기=구정치 세력'으로 몰아가고 '새 정치'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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