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삽니다. 세상에 어느 정치인이 표도 주지 않는 사람을 위해 발로 뜁니까."
2010년말부터 2011년초까지 20부작으로 제작돼 방송을 탔던 정치 소재 드라마 '프레지던트'의 대사다. 주인공이 경선부터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다룬 드라마다.
드라마는 한 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킨 못했지만 주인공의 투표 독려 연설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선거철마다 회자되고 있다.
4일 지방선거 투표일이 밝았다. '프레지던트'의 소재가 된 대통령 선거는 아니지만 도지사, 시장, 교육감, 구청장, 시·군·구 의원 등 우리 지역의 일꾼을 뽑는 중요한 투표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 투표율은 1995년 1회 지방선거에서 68.4%를 기록한 이후로 55%를 넘어선 적이 없다.
한·일 월드컵과 맞물렸던 2002년에는 48.9%의 유권자만이 지방선거 투표를 했다. 지방선거뿐만이 아니다.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은 19대(2012년) 54.2%의 투표율을 보였고 18대 총선(2008년)에서는 겨우 46.1%에 그쳤다.
투표를 위한 법정 공휴일을 유권자 권리 행사 날이 아닌 '노는 날'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모두 도둑놈'라는 정치 혐오 분위기도 투표에 대한 무관심과 외면의 바탕에 깔려 있다.
정치와 정치인은 욕하면서도 정작 국민의 권리인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는 관대한 것이 우리 사회의 분위기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번 지방선거는 현충일과 주말이 함께 끼어있는 징검다리 연휴라 더더욱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다행히 전국단위 선거에서 최초로 시행된 사전투표율이 11.49%를 기록한 점이 빛을 던져주고 있다. 6.4지방선거 투표율이 1회 이후 처음으로 60%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도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20대의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그간 정치를 외면해왔던 젊은 세대가 국민으로서의 권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보호받지 못한다.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은 결코 보호받지 못한다"는 '프레지던트' 주인공의 또 다른 대사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