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반성장' 무색…"한전, 국책사업 특허료 납품업체에 떠넘겨"

[단독]'동반성장' 무색…"한전, 국책사업 특허료 납품업체에 떠넘겨"

박광범, 구경민 기자
2014.10.16 06:08

[the300][2014국감]새정치 홍익표 "한전, '사업 발주자도 특허 침해 대상' 로펌 자문 무시"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뉴스1제공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뉴스1제공

한국전력공사가 국책사업인 '지능형전력계량인프라(AMI)' 사업을 추진하면서 특허료를 납품업체에만 떠넘긴 사실이 밝혀졌다. 한전이 말로만 '중소기업 상생 동반성장'을 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홍익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한전은 AMI사업에 쓰이는 PLC(전력선통신)칩의 표준특허료 문제가 불거지자 납품 중소업체에 특허료를 떠넘겼다.

AMI사업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사업의 핵심 중 하나로, 정부는 2013년 200만호 구축을 시작으로 2020년 2000만호까지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AMI란 양방향통신망을 이용해 전력사용량 및 시간대별 요금정보 등 전기 사용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자발적 전기절약과 수요 반응을 유도하는 지능형 전력계량시스템을 말한다.

이를 위해 한전이 구매 중인 DCU 및 PLC 모뎀에 내장된 PLC칩의 표준 특허는 'KS X ISO/IEC 12139-1'인데, 이 표준특허권은 '젤라인'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AMI 사업에 쓰이는 PLC칩 납품 및 AMI 사업을 가동하려면 젤라인의 표준 특허를 받아야 한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홍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9일 젤라인은 한전에 특허 사용에 대한 로열티로 AMI사업 총예산의 5%인 90억원을 요구했다. 그러자 한전은 같은달 21일 입찰공고를 내는데, 구매계약서에 '계약 상대자는 본 계약에 따라 공급하는 제품과 관련하여 (중략) 특허권 등을 사용할 때에는 그 사용에 관한 일체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조항을 신규 포함했다. 이 구매규격서는 이후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는다.

아울러 한전 특허팀과 A법무법인으로부터 납품업체 뿐 아니라 한전도 젤라인에 특허실시권을 받아야한다는 결론을 받았다. 한전특허팀은 한전도 '표준 특허 침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고, A법무법인은 "제조사 또는 통신설비 제조사는 '간접침해'가, AMI사업을 운영하는 발주자인 한전은 '직접침해'가 성립한다"는 결론을 냈다.

그런데도 한전은 젤라인과 특허 계약을 맺지 않았다. 젤라인과 9개 납품업체가 '특허실시권 계약에 관한 합의'를 통해 2013년도분(200만호)에 대해 총액 6억8000만원의 계약을 맺었는데, 한전은 여기에 숟가락만 얹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납품업체 중 하나인 한전KDN이 젤라인과 맺은 '특허실시권 계약에 관한 합의서'에는 '통상실시권자(한전KDN)에게 허여(許與·권한, 자격 등을 허락함)하는 특허 실시권에 의해 '한전'에게도 동일하게 실시를 허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AMI사업이 2020년까지 2000만호 도입을 목표로 하는 만큼 납품업체들은 앞으로 추가 특허료를 지급해야 한다. 2013년도 사업분(200만호)에 대한 특허료가 6억8000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해 단순히 계산하면 총 68억원(2000만호)의 특허료를 나눠내야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한전은 오히려 젤라인과 무상으로 0.1%의 특허공유권을 설정하기도 했다.

홍익표 의원은 "한전은 뻔뻔하게도 납품 업체에 특허료를 떠넘기고, 젤라인과는 무상으로 0.1%의 특허공유권을 설정했다"며 "올해 한전은 중소기업 지원 우수단체로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았는데, 납품업체에 특허료를 떠넘기는 한전의 '갑질'을 생각하면 참 민망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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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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