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로스쿨 이대로?]
2018년부터 사법시험이 전면 폐지되면서 연평균 등록금이 1500만원(사립대 연 2075만원)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나와야지만 변호사를 비롯한 법조인이 될 수 있다.
로스쿨은 2009년 3월 개교 이래 5년 밖에 지나지 않았고 졸업생 배출도 3회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로스쿨제도 개혁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3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법조인 양성을 위한 대책으로 △로스쿨제도 보완 △사법시험 존치 △변호사예비시험 도입 등 크게 세 가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로스쿨제도는 노무현정부 당시 변호사 배출 시스템을 '시험에 의한 선발'에서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바꾸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그동안 특권을 향유해온 법조계를 개혁하고 법률시장 수요·공급의 균형을 이뤄 질 좋은 법률서비스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자는 것. 변호사로 각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후 판·검사로 임용해야 한다는 '법조일원화'도 염두에 둔 정책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것은 로스쿨의 지나친 학비 부담이다. 로스쿨 3년 과정을 마치는데만 등록금이 최대 6000만원 가량 들고, 로스쿨에 다니면서 부업을 하기 어려운만큼 생활비까지 합치면 1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간다. 사실상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법조인이 되는 것을 원천 방지하는 셈이다. 로스쿨이 부유층의 전유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야간로스쿨·정원 10%소득하위 배분=로스쿨제도가 시행된지 채 10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법시험 존치나 변호사시험 도입 등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정부와 로스쿨의 기본 입장이다. 대신 로스쿨의 문제로 부각되는 점들을 보완할 필요성은 제기된다.
△직장인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고 로스쿨에 다닐 수 있도록 4년제 야간 로스쿨을 도입하는 방안 △저소득층에 대한 장학금 확충 △로스쿨 정원 10%를 저소득층이나 장애인들에게 의무로 할당하고 학비를 지원해주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야간 로스쿨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국감이 끝나는대로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 등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현재 직업을 떠나지 않고 생계를 유지하면서 로스쿨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야간 로스쿨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 대신 전일제와 같이 수업에 전념할 수 없는만큼 4년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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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장애인 및 저소득층에 속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특별전형 선발인원을 정원의 10% 이상 되도록 의무화하고 학비를 감면해주는 등 저소득층 부담을 줄이는 정책도 추진될 전망이다.
법무부도 사법시험존치나 변호사예비시험도입 보다 로스쿨제도 보완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 "로스쿨제도는 문제들이 생길 때마다 우리가 극복해 나갈 방법들을 모아보자고 정부, 변호사단체, 학생, 학교들이 같이 어느정도 양보를 전제로 출범한 제도"라며 "문제가 생긴 부분에 대해 따져 유관단체와 협의하고 상의를 거쳐 더 나은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법시험 존치 주장도 봇물=새누리당 노철래·함진규·김용남 의원 등은 로스쿨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사법시험 존치 필요성을 주장하고 각각 관련 법안을 발의해 놓았다. 로스쿨과 사법시험 '투 트랙'으로 법조인을 선발해야 한다는 것.
김용남 의원은 지난달 18일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고, 현행 사법시험제도를 존치하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실화될 경우 학교 서열화 등을 이유로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를 고수하는 로스쿨 체제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노철래 의원도 지난 4월7일 사법시험을 존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노 의원은 "현행 로스쿨을 통한 변호사 선발제도는 고비용과 입학전형과정의 불투명성 등으로 서민의 법조계 진출을 제한하고 학력에 따른 차별을 야기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며 "서민의 법조계 진출을 위한 사다리로 사법시험제도를 존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함진규 의원도 지난 3월 7일 사법시험제도를 유지하는 한편, 로스쿨의 석사학위과정에 재학 또는 휴학중인 사람과 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사람 역시 사법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 법조계와 법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한다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변호사예비시험제도 대안도=19대 국회 상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냈던 박영선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1월 변호사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하는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로스쿨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변호사 예비시험에 합격하고 방송통신대학 등의 대체법학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로스쿨 졸업생과 같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박 의원은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의 근본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법조인 선발과정에서의 기회 균등을 보장할 수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방송통신대 로스쿨, 사이버로스쿨도 가능해져 저소득층과 직장인들도 법조인의 꿈을 꿀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법안은 로스쿨, 변호사단체, 법과대, 사법시험준비생 측으로부터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예비시험을 통과하더라도 다시 3년간 대체교육을 수강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로스쿨제도 개혁을 놓고 로스쿨과 비로스쿨간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비용이 커 개혁방안을 조기 확정해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하지만 더 이상 미룰수 없는만큼 조만간 국회 차원에서도 본격적인 로스쿨 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막전막후속기록] "장관은 사시·로스쿨 출신 누구 택할거냐"

사법시험제도가 2017년 폐지되는 가운데 올해 초 국회에서도 사시 존치와 로스쿨 운영에 대한 토론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실력 문제와 높은 학비 문제 등이 중점적으로 제기됐다.
지난 2월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인해 법조인 시장이 양적 성장은 했지만 질적 저하를 봤다고 비판했다.
"일단 지금 로스쿨이 시행되고 나서 변호사가 지금 급작스레 한 30% 정도가 늘어났지요? 늘어난 30%가 법률 수요층이나 법률시장 개방을 전제로 해서 볼 때 이게 상향해서 평준화된 늘어난 숫자입니까, 하향 평준화된 늘어난 숫자입니까, 그 30% 늘어난 숫자인가?"-노철래 새누리당 의원
"그것을 꼭 그렇게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습니다."-황교안 법무부 장관
"그런데 제가 볼 때는 하향 평준화가 됐습니다. (중략) 지금 사법시험 출신들은 예를 들어 헌법이나 민법이나 상법이나 이런 기본법에 아주 내용과 깊이가 있는 법률 지식을 많이 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로스쿨, 3년 만에 어떤 내용과 깊이 있는 법률 지식이 아닌 그런 법 상식을 가지고 법률시장에 대응을 하다 보니까 아까 얘기대로 질적 저하가, 상당히 많이 떨어지고 있다."-노 의원
그러면서 '참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을 하겠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에 황 장관님께서 어떤 법률 협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된다라고 하는 어떤 상황이 되면 사시 출신 변호사를 택하겠습니까,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택하겠습니까?"-노 의원
"사시와 로스쿨 출신들을 골고루 기용을 해서 잘 감당할 수 있는 팀으로 그렇게 대처를 할 수 있다…."-황 장관
"아니, 하나를, 하나에만 수임을 맡긴다고 한다면?"-노 의원
"그게 예를 들어서 뭐 경제, 증권에 관한 문제라고 그런다면 증권 관련 파트에서 성장한 로스쿨 출신이 더 나을 것이고요. 또 민형사 사건 같으면 사법연수원 출신이 더 나을 수 있을 것이고 사안에 따라서 따로따로 판단합니다."-황 장관
노 의원은 "제가 물은 진짜 99~100% 사람들이 '사시 출신 변호사를 수임하겠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안 하겠다'고 했다"며 "국민들은 그 정도로 질적 저하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황 장관은 "로스쿨 시스템에 관해서 많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이 5~6년 전 로스쿨을 처음 도입할 때부터 걱정을 했고 이런 것들을 다 감안하면서 출범이 된 시스템"이라고 답했다.
지난 4월1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선 로스쿨의 높은 학비 문제가 지적됐다. 로스쿨의 서울 편중 현상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골고루 배치하고자 했던 그런 취지에서 벗어나서 오히려 서울 쪽에 변호사가 편중되는 그런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대책과 개선방안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김학용 새누리당 의원(당시 법사위 위원)
"로스쿨 제도는 출범 이전부터 방금 위원님 말씀하시는 많은 문제들이 예상이 된다고 했고, 또 그렇지만 그런 문제들이 생길 때마다 우리가 극복해 나갈 방법들을 모아보자 이렇게 해서 정부와 또 변호사단체와 또 학생, 학교들이 같이 어느 정도의 양보를 전제해서 출범한 제도입니다.
지금 위원님 말씀하신 그런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생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부분 하나하나를 조목조목 따져서 유관단체와 협의하고 또 당사자들과 상의를 통해서 더 나은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가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황 장관
20일 이후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 1소위에선 변호사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하느냐 여부가 다뤄졌다. 박영선 당시 법사위원장이 법안을 발의한 예비시험제도는 대체법학교육기관에서 3년간 교육을 받은 뒤 로스쿨 입학정원의 10%를 합격자로 선발하는 제도다.
당시 법사위 여당 간사이면서 1소위 위원장이었던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이 법안에 대한 찬반이 아주 격하게 대립되고 있다"며 "오늘 회의에서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 자리에서 법무부와 법원행정처, 대한변호사협회의 예비시험 도입 반대 혹은 미흡 의견을 들었다. 이후 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의원들의 답을 듣고자 했지만 발언자가 없었다.
이에 권 의원은 "(발언할 의원이) 없으면 이 문제는 위원님들께서 지금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계속해서 심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로스쿨은 '돈스쿨?'…4.8년간 1억579만원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은 사립대학의 경우 연간 2000만원이 넘는 학비 때문에 '돈스쿨'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실제로 로스쿨에 다니는 것이 사법시험을 치를 경우와 비교해 비용이 많이 들까. 로스쿨을 통해 변호사가 되기 위해선 사법시험보다 연평균 두배 비용이 든다는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전북대 경영학과 천도정 교수와 중앙대 경영학과 황인태 교수가 지난 7월30일 발간한 '법조인 선발제도별 법조계 진입유인 실증분석' 논문에 따르면 로스쿨 진학을 준비한 시점부터 변호사가 되기까지 4.77년간 연평균 2218만원, 총 1억579만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시는 시험 준비를 시작한 때부터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기까지 6.79년간 연평균 933만원, 총 6334만원이 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제안한 변호사예비시험 제도는 수험시작시점부터 변호사 자격이 확정되는 시점까지 소요기간이 7.66년에 달해 로스쿨을 거치는 경우는 물론 사법시험에 비해서도 수험기간이 가장 길 것으로 예상됐다.
변호사예비시험 수험기간을 거친후 다시 3년간 대체법학교육을 받고 변호사 시험에 도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비용은 연평균 1351만원, 총 1억341만원으로 추산됐다. 총소요 금액은 로스쿨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연구팀은 변호사예비시험은 아직 시행되지 않아 사시비용추출모델과 대체법학비용과 생활비 등을 추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산출했다. 그리고 제도 도입 취지상 대체법학교육비용이 높지 않을 것으로 가정했다. 그러나 추후 이 비용이 늘어날 경우 오히려 총비용은 로스쿨을 능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통계청 소득 10분위 통계와 교차 분석한 결과 로스쿨 도입의 경우 수입이 가장 적은 1분위(2012년 기준 월 90만여원)부터 7분위(월 452만여원)까지 전체 70% 국민이 경제적 이유로 법조계 진입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면 변호사예비시험의 경우 4분위(298만여원)까지, 사법시험은 2분위(월 180만원)까지 경제적 사유로 법조계 진입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제시했다. 단, 모든 시험에서 수험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용부담으로 법조계 진입을 포기하는 소득분위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이에 대해 "(합격률이 75%인 변호사시험과 달리) 사시 평균 합격률은 3%에 불과하다"며 "사시를 통과하지 못한 나머지 97% 고시 낭인들의 지불 비용과 기간에 대해서는 산출하지 않은 자료"라고 지적했다.
야간 로스쿨, 실질적 보완대책 될수 있을까?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쪽에서 제시하는 대안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야간 로스쿨 설립이다.
전일제가 아니라 직장이나 자영업에 종사하면서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제도다. 다만, 전일제처럼 수업에만 전념할 수 없어 3년제가 아닌 4년제로 운영되며, 주말에도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장 등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현재 직업이나 가정을 떠나지 않고 생계를 유지하면서 로스쿨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 로스쿨에 대한 접근성을 늘릴수도 있다.
지역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로스쿨을 다니다 보니 지역 연계성도 일반 전일제 로스쿨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는 장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야간 로스쿨은 지역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법률전문가로 진출할 수 있게 해 복잡한 법률서비스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는 야간 로스쿨이 1860년대부터 조지워싱턴 대학에서부터 시작해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현재 전체 로스쿨 학생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워런 버거 전 대법원장이 야간 로스쿨 출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이 야간 로스쿨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서 의원은 국감이 끝나는대로 준비를 마치고 법안 발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 로스쿨 도입의 장점을 주창하는 한창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야간 로스쿨은 풀타임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학업을 병행할 수 있게해 로스쿨 졸업에 수반되는 부채부담을 줄인다"며 "법률가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목표지향성이 분명해 교육효과도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