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우리가보는세상]

"9105억원 · 3607억원 · 1220억원 · 1072억원···" 이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 의원이 밝힌 우리나라 주요 방산무기들의 가격이다. 9105억원은 이지스함 1척, 3607억원은 장보고-Ⅲ 잠수함(주장비 및 시설비 포함) 1척 가격이다.
1220억원은 차세대 전투기로 낙점된 FA-35, 1072억원은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그린파인더'체계 1대 가격이다. 이밖에 △K-2전차 80억원 △K-9자주포 40억원 △함대함유도탄 해성 1발 25억원 등이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사건 이후 도입에 대한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미국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D)의 1개 포대는 1조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1기당 8개 미사일 탑재)와 레이더, 통제·통신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수도권 방어를 위해서는 최소 4개 포대가 배치돼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도입될 경우 최소 4조원이 필요하다는 건데 이지스함 4척, 장보고 -Ⅲ 잠수함 12척, FA-35 전투기 32대, K-2전차 500대를 살 수 있는 돈이다.
사드 도입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한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사드배치 요구는 점차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급기야 미국이 사드배치 후보지를 조사하고 있다는 출처 불명의 보도까지 나온 상황이다.
치고 빠지는 식의 미국발 군불때기가 계속되고 있고, '전략적 모호성'을 명분으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한국 정부의 '모호한' 태도는 변함없다. 여기에 여당 의원들이 배치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있으며 청와대는 그런 공론화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 같은 일련의 흐름을 보면서 마치 '잘 짜여진 각본같다'는 생각을 한다면 상황을 지나치게 비약하는 걸까?
국가 안보를 위해, 수도권 보호를 위해 '비용이 문제냐'라고 얘기한다면 할 말은 없어진다. 박근혜 정부가 역대 어느 정권보다 '안보'에 방점을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드 도입론의 당위성은 더욱 힘을 얻는다.
하지만 사드 같이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무기체계는, 우리 군에 이들 무기가 정말로 필요한 것인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전략적 모호성'이란 용어 자체가 '사드는 우리 군에 필요한 무기'라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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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으로 필요하니 도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기에 도입하지 말아야 한다. 모호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논의구조 안에는, 사드가 배치될 경우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방어체계가 완성된다는 '확인할 수 없는 명제'가 숨겨져 있다는 얘기다.
사드체계의 방어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비용대비 효용성이 지극히 떨어진다는 견해도 있다.
사드도입 공론화에 앞서 사드의 방어능력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한정된 예산에서 우리 군이 운용할 다른 무기체계를 사드로 인해 희생할 가치가 있는지 등 '전략적 가치'에 대한 공론화가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