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막아주느라 힘들다며?"…난감한 유승민

[현장+]"막아주느라 힘들다며?"…난감한 유승민

김태은 기자
2015.04.23 18:17

[the300]성완종 리스트 연루자 국회 출석 여부두고 여야 상반된 요구

국회 운영위원장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야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운영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4.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운영위원장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야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운영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4.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언급된 한 광역단체장이 지난 22일 머니투데이 키플랫폼 2015 전야제 행사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마주쳤습니다.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요즘 나 때문에 힘들다며? (국회 출석) 막아주느라?"라고 안부 인사인듯 아닌듯 미묘한 인삿말을 던졌습니다.

야당 측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된 광역단체장들에 대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차원에서 청문회를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여당 원내대표로서 유승민 원내대표가 야당과의 협상에서 고생이 많겠다는 인사치레였습니다.

유 원내대표가 이에 대해 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틈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 단체장을 향해 의미심장한 인사 한마디를 했습니다. "아니, 이런 곳에 다 오셨어요?" 그러자 이번엔 이 단체장이 대꾸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유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새누리당 실세 정치인들이 연관된 이번 사태에 대해 일찌기 "부정부패·비리 연루자를 절대 비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습니다. 또한 "어떤 위치에 있든,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부패 의혹이 제기되면 엄정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단호한 태도를 나타내 왔습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하게 된 데에는 유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이 같은 입장이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이완구 총리 외에 나머지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들을 국회에 출석시켜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는 일반적인 국회 상임위 운영을 벗어난 것이긴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안행위 소관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출석 의무가 없습니다. 유원내대표로서는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해 처리해야 할 법안들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는데 야당의 요구를 마냥 받아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고 마치 이들을 "막아주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도 달갑지 않은 일일 겁니다. 23일 열린 국회운영위 전체회의는 국회운영위원장인 유 원내대표의 단호한 태도를 촉구하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목소리가 넘쳐났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출석시키는 운영위 소집을 반대하는 새누리당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유 원내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발언들을 쏟아냈습니다.

이날 운영위 회의에 참석한 다수의 야당 의원들은 "위원장님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위원장님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유 원내대표의 대답을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평소 유승민 원내대표가 역대 어느 여당의 원내대표보다도 할 말을 하고 소신있는 정치 지도자다, 그 생각에 변함없다"면서 "그러나 이번에 국회 운영위 소집과 관련해서는 상당히 유감"이라고 유 원내대표를 압박했습니다.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왜 이런 일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정부측은 아니지만 답변해주실 수 있느냐"면서 "질의응답을 좀 할 수 없느냐"고 유 원내대표의 의견을 궁금해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기대'와 '압박'에 유 원내대표는 내내 곤혹스러운 표정이었습니다. 야당 의원들로부터 쏟아진 질문들에 대해 "16-27일 대통령 순방으로 청와대가 출석 곤란하다고 여러차례 밝혀 와 여당으로선 뜻을 완전히 무시하기 힘들었다"며 우선 해명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여 간사가 출석의 범위와 날짜에 대해 합의를 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출석 대상에 대해서도 민정수석이나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여야 간사 간 증인 채택 합의만 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답하고나서야 야당 측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