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은의 폴리티션!]오바마가 민주당 연전연패 끊은 비법

[김태은의 폴리티션!]오바마가 민주당 연전연패 끊은 비법

김태은 기자
2015.05.09 09:53

[the300]시카고 사단 핵심 이매뉴얼 "무능력·무책임 VS '정책광'의 정치" 제시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방한 이틀째를 맞은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내 콜리어필드에서 주한미군병사를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2014.4.26/뉴스1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방한 이틀째를 맞은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내 콜리어필드에서 주한미군병사를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2014.4.26/뉴스1

람 이매뉴얼이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을 앞두고 쓴 '더 플랜'에서 민주당의 집권전략 코드를 '정책'으로 제시한 이유는 명확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민주당은 공화당에 연전연패했기 때문이다. '이기는 정당'은 '저들'의 영역이지, '우리'의 영역이 아니었다. '이기는 정당'을 넘어서는 가치로 구도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에 이매뉴엘은 공화당의 정치 모델을 선거에서 단지 상대당을 패배시키기 위한 '정치꾼'의 정치로, 민주당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를 추구하는 '정책광'의 정치로 규정했다.

자연스럽게 공화당에는 국정운영 책임을 방기한 무책임과 무능력의 정치란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이매뉴엘은 공화당의 정치 모델이 '계획된 무능력'으로 마치 금방 고장날 제품을 만들어서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과 비슷하지만 조금 나은 대체품을 사게끔 하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시는 온정적 보수주의가 되겠다고 약속했으면서 집권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권자들이 다음에는 제발 유능한 보수주의가 오기를 염원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부시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그대로 남겨놨기 때문에 민주당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광'의 천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무조건적인 반대가 야당의 성공공식이 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매뉴엘은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나눠진 선거구 지도를 보면 미국이 절망적으로 양분됐다고 결론을 내리지만 이는 착시현상이다. 정치가 유권자들을 분열시키지만 유권자들은 분열된 채 있지 않는다"며 대립 구도에 기댄 '이기려는 전략'이 결코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매뉴엘은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정책보좌관을 지냈고 정치 신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든 '시카고 사단'의 핵심멤버다. 미국 정치와 선거 구도를 '정책 프레임'으로 주도하게끔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 2012년부터 연전연패의 늪에 빠져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이매뉴엘과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성장과 복지 담론을 주도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공정성장이란 대안을 제시하고 당 지도부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방안에 대해 사각지대 우선 해소란 과제를 제안하는 등 정책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야당의 정치인들이 나라면 이렇게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비전을 국민들에게 줘야 한다. 그런 노력들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결코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를 비판해서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다"며 "과거 독재 시절엔 목을 내놓고 진실을 말하는 것으로 야당의 몫을 다하는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패기의 문제가 아니다"며 야당의 반성을 촉구했다.

야당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오로지 선거에서의 승패와 권력투쟁에 매몰된 우리 정치권에 고개를 돌리는 국민들에게 정책은 정치가 국가와 사회를 변화시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매뉴엘은 클린턴 행정부의 예에서 "복지개혁부터 재정흑자 전환까지 클린턴의 가장 큰 업적은 다른 어떤 가치보다 책임이란 가치가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가졌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정책의 역할을 설명했다. 정책이 우리 국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정치일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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