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00]발병 17일만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찾아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발병 17일만에 서울 소재 국가지정 격리병상인 국립중앙의료원을 전격 방문한 것은 확산 일로를 걷고 있는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의 대응수위로는 '메르스 공포' 확산 차단이 어려운 만큼 박 대통령이 직접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날 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대형종합병원의 한 의사가 격리 직전 대형행사에 참석했다며 무차별적인 '병원 밖 감염' 우려를 제기했다.
청와대가 나서 박 시장의 발표 내용에 대해 "관계된 사람들의 말이 서로 달라서 불안감과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지만, 들끓는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메르스 감염이 얼마나 우려되는지 물은 결과 '매우 우려된다' 35%, '어느 정도 우려된다' 32% 등 성인의 67%가 감염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로 우려되지 않는다'는 24%, '전혀 우려되지 않는다' 8%에 그쳤다.
통상 특정 사안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밝힐 때 대변인이 나서곤 했지만, 이날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직접 나서 백브리핑을 했다. 박 시장의 발표 후 증폭되고 있는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거였다. 브리핑은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메르스 관련 정보 공개와 이를 위한 필요 조치들을 발표하기 1시간여 전 긴급하게 이뤄졌다.
이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이 어제 발표한 내용과 보건복지부가 설명하고 있는 내용, 그리고 35번 환자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보면 상이한 점이 상당히 많이 발견되고 있다"며 박 시장 발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불안감과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예를 들면 복지부 설명에 따르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6월 2일 재건축조합 모임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서 어느 정도의 범위를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필요에 따라 복지부는 재건축조합에 모임 참석 명단을 2일 요쳥했지만 그것을 받지 못했다"며 "3일에 서울시와 복지부가 이 부분에 관해 논의했고, 논의해서 입수되면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으로 했다고 저희들은 파악하고 있다"고 서울시의 정보 요청에 복지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박 시장 주장도 반박했다.
아울러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 차이점이 있는 상황에서 어제 밤에 발표가 되서 좀더 자세한 정확한 사실들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나 복지부가 이런 심각한 사태에 관해서 서로 긴밀하게 협조해서 보다 정확한 내용이 국민들에게 알려져서 불안감이나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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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문 장관의 브리핑 일정을 전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정확한 정보의 투명한 공개이고, 가능한 정보는 즉시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 부분은 대통령께서 특히 강조하신 사항"이라고 말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오후 잡혀있던 박 대통령 주재 '통일준비위원회의 민간위원 집중토론'의 순연 소식을 전했다. "메르스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러면서 "메르스는 현 단계에서 가장 시급한 정책 과제로 정책 우선 순위 중 가장 위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청와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뒷북 대응 등 메르스 후폭풍이 거세게 불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직무수행도는 긍정평가가 전주보다 6%포인트 급락한 34%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8%포인트 급등한 55%를 기록했다. 전세대에 걸쳐 부정평가가 높아진 가운데, 특히 여성과 가정주부 층에서 부정평가가 급증, 정부 대응에 대한 가정주부들의 불신과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