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전하진 "늦게 대응할수록 우리만 힘들어져"

"이런 노력도 안 하고 어떻게 에너지개혁이 일어납니까, 제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소위원회,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
가정에서 직접 생산한 전기를 한전을 통하지 않고 사고팔 수 있도록 한 '지능형전력망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법(스마트그리드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에서 좌절됐다. 당초 산업위 여야가 개정안 취지에 공감하고 '심사 1순위' 안건으로 올렸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결과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국회 산업위는 지난 19일 법안소위를 열고 1시간여 격론 끝에 스마트그리드법 개정안을 보류시켰다. 개정안은 가정 등 소규모 지능형전력망 사업자가 특정 거점지구 안에서 발전과 전기판매를 겸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11일 대표 발의했다.
◇오영식 의원 반대, 왜?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소위에서 지난 11일 소위 논의 때와 같은 반대 입장을 냈다.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전기사업법과 충돌가능성이 있어 어렵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는 '한전을 통하지 않고' 전기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한 부분이 문제였다.
문재도 산업부 2차관은 "대신 내년을 목표로 에너지신산업촉진특별법을 작업중"이라며 "특별법에 (전력 발전·판매)인허가 의제를 넣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문 차관은 개정안을 두고 산업위 논의가 치열해지자 "산업위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의 반대보다 결정적인 것은 11일 소위 논의에 불참했던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반대였다. 오 의원은 스마트그리드 활성화 방향엔 공감하면서도, 개정안이 명시한 '거점지역'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점을 들어 "동의하기 어렵다"고 거듭 주장했다.
거점지역 범위와 관련 백재현 의원은 "시행령에 따른 거점지구의 영역은 타이트하다"고 주장했다. 산업부 역시 "저희도 광역 시·도까지 넓어지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오 의원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오 의원은 또 "특정 민간업체에 특혜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개정안이 통과되면 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업자의 거점지구 내 전력시장 진출이 가능해진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지능형전력망과 관련된 시범지구에 사실은 통신사업자들이 관심이 많다"며 "전력소비자는 한전이 아닌 사업자에게 전기를 사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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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개정안 통과에 찬성했던 법안소위원장 홍영표 새정치연합 의원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에 너무나 소극적으로 대응해 뭐든 해보자는 차원에서 동의했다"며 "일본의 경우처럼 일본의 경우처럼 대기업이 주도하는 전력시장의 근본적 변화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日, 내년 4월 전력시장 자유화
일본은 내년 4월 전기 소매시장을 완전 자유화한다. 누구나 전력을 팔 수 있게 되면서 일본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는 전기·통신·인터넷서비스 결합 상품 판매를 준비중이다.
전 의원은 "일본은 2000년부터 준비해 15년이 걸려 전국적으로 상용화된다"며 "우리는 지금이라도 거점지역을 정해 테스트해보고 모니터링하자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범적 테스트도 안 하고 어떻게 에너지정책을 바꿀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소위 여당 의원들도 전 의원의 발언에 힘을 보탰으나 반대 의견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개정안 통과는 무산됐다.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은 "해보지도 않고 결과물도 없는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며 "우리보다 앞선 나라들이 준비해서 나아가고 있는데, 미래지향적인 법안에 정부가 반대했다는 오명을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 역시 "정부가 전력판매사업에 보수적이고 입장을 정해두고 벗어나지 않으려고 한다"며 "제한적으로 거점지역에서 테스트해봐야 할 일을 왜 안된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