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與 "피해지원 충분, 野 주장 대거 수용" vs 野 "국익 위해…예산안 연계도 포기"
지난해 11월 10일 공식체결된 한·중 FTA가 1년여 만에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았다. 향후 양국 정상의 비준 서명 등 절차를 거치면 연내 발효가 가능해졌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국회는 오랜 시간 대립을 지속하며 비준안 '산통'을 겪었다.
10개월 가까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던 한·중 FTA 비준안 공방이 본격 시작된 것은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새누리)이 8월 31일 전제회의에 비준안을 여당 단독상정하면서부터다.

◇8월 외통위 상정 후 본격논의…朴대통령 압박도 점차 강해져
이는 9월2일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 방중 회담을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었다. 회담을 전후해 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는 수차례 국회에 비준안을 조속처리할 것을 압박했다.
새누리당 역시 "비준안 지연으로 연내 발효가 불발되면 올 연말 1차 관세 인하 혜택과 내년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하루 40억원, 연간 1조5000억원의 무역손실을 본다"며 정부와 보조를 맞췄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발은 거셌다. 서비스 시장 개방,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 방지, 식품 위생 검역 등 추가협상 및 무역이득공유제를 포함한 추가 지원대책을 주장하며 순순히 비준안 처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내 산업 피해가 거의 없고, 충분한 지원대책을 마련했다는 정부여당과 추가적인 협상 및 지원대책을 주장하는 야당 사이에 평행선이 이어진 것.
이에 박 대통령은 10일 "(국회가) 이런 것(한·중 FTA)이라도 빨리 통과시키는 것이 백날 앉아서 수출 걱정하는 것보다 낫다"며 직설화법으로 국회를 비판했다. 나날이 더해가는 대통령의 압박에 부담을 느낀 새누리당은 적극적으로 야당에 구애를 시작했고, 결국 18일 여야정 FTA 협의체 첫 회의를 시작으로 양측은 점차 이견을 좁혔다.
◇국정교과서로 국회 '올스톱'…나흘 '마라톤' 협상 끝 극적 합의
이 기간 동안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강행 등으로 여야관계가 크게 악화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여당이 연내발효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26일에도 본회의 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여야 원내지도부는 주말을 반납, 나흘 연속 마라톤 회동을 통해 결국 30일 새벽 극적 잠정합의를 도출했다.
여당은 이 과정에서 지원대책 등 야당의 요구안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비준안과 연계해 야당이 요구하는 쟁점법안도 일부 수용했다는 입장이다. 이를 기반으로 30일 여아정 협의체는 향후 10년간 1조6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농어업분야 지원에 투입키로 하는 등 추가보완대책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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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이처럼 비준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24일 박 대통령이 "맨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하고, 경제 걱정만 하고, 민생이 어렵다고 그러고, 자기 할 일은 안 하고, 이것은 말이 안 된다. 위선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를 싸잡아 맹비난한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 역시 당초 비준안 처리와 연계하려 했던 쟁점 현안 가운데 상당수를 포기했다. 우선 예산안과의 연계 카드를 사실상 버렸다. TK 지역 편중 예산 및 누리과정 재원 정부지원 등을 두고 '밀당'을 시도하려 했지만 비준안 마감시한이 촉박했다.
아울러 △주택임대차보호법 △ 청년고용촉진법 △대리점법 △특허법 등 쟁점법안 연계처리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야당이 주장한 4대법안 중 대리점법 처리만이 합의됐고, 이에 더해 전공의특별법, 모자보건법 개정안 등 별개 법안 합의가 관철됐다.
여당 측의 관광진흥법과, 국제의료사업지원법 역시 연계된 것을 감안하면 야당으로서는 한·중 FTA에 '몸단' 정부여당과의 협상 결과가 흡족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비준안과 다른 사안을 연계처리하는데 매달리는 모습은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야당의 발목잡기로 비준안 처리가 26일에서 30일로 이미 미뤄졌는데 이를 또다시 지연시켰다는 비판도 부담이 됐다. 여기에 무역의존도가 큰 한국의 국익을 고려해 비준안 처리에 합의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