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역대 野권에 다소 유리 구도…변수는 '3자 구도'

강북과 강남을 잇는 7호선과 강서와 강동을 잇는 5호선이 만나는 군자역으로 대표되는 광진구는 서울 동부의 대표 ‘베드타운’이다.
강남 송파 강동과 가까워 중상류층부터 서민층이 골고루 살고 있고, 두 곳의 종합대학(건국대학교, 세종대학교)이 존재해 젊은 유동인구가 상당하다. 하지만 오랜 기간 터전을 잡고 살아온 토박이 주민의 입김이 적지 않은 곳도 바로 광진구다.
서울의 동서남북을 잇고, 다양한 세대와 소득을 지닌 계층이 더불어 살아가는 ‘용광로’ 같은 지역구이다 보니 그동안 선거에서 특정 정당을 선호하기 보다 맞춤형 공약과 이슈에 반응해왔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러나 1995년 성북구에서 분리된 이후 치러진 대선과 총선 결과를 찬찬히 살펴보면 광진구 주민들은 현재의 여당(새누리당)보다 야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 더 힘을 실어주는 ‘스탠스’를 취해왔다.
16대·18대 총선 광진갑과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을 제외하면 모두 현재의 야당이 승리했다.
19대 현역 의원들도 광진갑은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 광진을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이름만 들어도 대부분이 아는 전국구 정치인들로 이번 20대 총선에서 또 한 번 수성에 나서고 있다.
◇‘스윙보트’ 광진갑…3자 구도 확정, 정송학VS전혜숙VS김한길
군자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빌라촌이 많은 광진갑은 20대 총선에서 3자 구도가 확정적이다. 광진구가 전체적으로 야당에 유리하다는 평이지만 유독 광진갑은 매번 의원의 소속이 바뀌는 ‘스윙보트’ 지역이었다.
국민의당으로부터 14일 단수공천을 받은 현역 김한길 의원이 건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날 18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신인 전혜숙 전 의원을 단수 후보로 결정했다. 새누리당은 15일 정송학 전 광진구청장을 최종 공천했다.
특히 19대 총선에서 형성된 김 의원과 전 전 의원 원치 않은 악연이 이번 맞대결 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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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였던 전 전 의원은 19대 총선에 당으로부터 광진갑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지역 향우회 간부에게 금품을 돌렸다는 고발장(2013년 6월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이 접수됐고, 고발장이 접수됐다는 이유만으로 공천이 취소됐다.
공석이 된 광진갑에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이 전략 공천한 인물이 당시 야인이었던 김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당시 늦은 공천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당 후보를 7.5%포인트 차이(4만4334표VS3만7902표)로 눌렀다. 전 전 의원은 4년간의 와신상담 끝에 광진갑 재도전에 나선다.
김 의원을 누르기 위해 절치부심한 예비후보는 전 전 의원뿐만이 아니다. 19대 총선에서 김 의원에게 7.5%포인트 차로 무릎을 꿇은 인사가 바로 현재 20대 총선 새누리당 후보인 정송학 전 구청장이다.
정 전 구청장은 친박연대 대변인 출신인 전지명 전 광진갑 당협위원장과 경선벌여 승리했다. 야권이 당대 당으로 분열된 상황에서 여권 단일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4년간 절치 부심한 정 전 구청장에게 유리한 구도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추미애 독주 광진을…지역 닦은 與 정준길과 ‘리턴매치’?
구의·강변역 등 2호선 라인 주변의 아파트촌 중심 광진을은 그동안 현역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독무대였다.
17대 총선에서만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탄핵 후폭풍’으로 패배했을 뿐 15, 16, 18, 19대 국회 모두 광진을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당과 지역 내 입지가 탄탄한 추 의원이지만 이번엔 같은 당 정치 신인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추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김상진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와 경선을 치른다.
추 의원 측은 경선 뿐 아니라 본선에서도 낙승을 예상하고 있지만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는 김 후보의 패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아직 정식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새누리당은 경선을 통해 14일 정준길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광진을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정 위원장은 19대 총선에서 정치신인으로 등장, 추 의원과 한판 대결을 벌였지만 16.24%포인트라는 큰 차이(4만4980표 VS 3만2456표)로 고배를 마셨다. 이후 4년 간 지역에서 터를 닦으며 조직을 정비, 두 번째 도전장을 던진다.
광진을은 호남향우회가 어느 지역보다 탄탄하다. 민주계 기반의 추 의원이 4선 모두를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에 따라 정 위원장은 지역 호남향우회를 중심으로 4년 간 밑바닥 민심을 훑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의 한 축인 국민의당에서는 김대중대통령통치사료 비서관 출신의 황인철 예비후보가 눈에 띈다. 박지원계로 분류되는 황 후보도 호남향우회 등에 지지를 호소 중이다.

◇최대 변수는 ‘3자 구도’와 ‘야권연대’
광진이 대체적으로 현재의 야당에 유리한 지역구라고는 하지만 그간 양자 구도에서의 표 차이는 크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갑을지역 모두 당락의 최대 변수로 야권연대를 꼽고 있다.
특히 여야가 번갈아 가며 의석을 차지한 광진갑의 경우 야권연대가 되면 야당이, 3자 구도면 여당이 유리하다는 의견에 후보 대부분 동의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과의 야권연대를 고려해 13일까지 광진갑에 대한 공천을 미뤘다. 하지만 연대 가능성이 점차 옅어지자 전 전 의원을 결국 공천했다. 현재로선 여당에 다소 유리한 국면이다.
아울러 매회 바뀌는 국회의원 및 후보에 대한 불만도 광진갑 총선의 주요 이슈다. 주민들은 광진을에 비해 다소 발전이 더딘 이유를 여기에서 찾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꾸준한 활동을 할 것이란 믿음을 얼마나 심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해 보인다.
반면 호남향우회의 영향력이 작지 않은 광진을은 광진갑에 비해 현재의 야권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곳이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3자 구도다. 국민의당 공천이 유력해 보이는 황인철 후보도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어 표가 분산되면 더불어민주당도 낙승을 예상하기 어렵다.
4년 전의 패배 후 절치부심한 정준길 위원장의 지역 내 인지도 상승도 19대 총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아울러 지역 경제 수준을 강 건너 강남·송파 수준으로 올려주길 바라는 유권자들의 ‘니즈’를 후보들이 얼마나 충족시켜 줄 수 있느냐도 끝까지 박빙이 예상되는 광진을 당선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