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국회의장의 길]④이만섭부터 정의화까지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돼 입법부 수장으로서 직무수행에 들어갔다. 국회의장은 대권 주자를 제외한다면 국회의원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영예다. 그런만큼 역대 의장도 기라성같은 정치인들이 많았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국회의장은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다. 14대와 16대 국회에서 두 번이나 의장을 지낸 그는 소위 '날치기'를 가장 자제한 의장으로 평가된다. 소신에 따라 여당과 정권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는 평이다.
이 전 의장은 지난 1993년 첫번째 국회의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청와대로부터 새해 예산안과 정당법, 안기부법, 통신비밀보호법 등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라는 요구를 받았만 사직서까지 써놓고 물러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6대 국회의장 시절에도 청와대로부터 교섭단체 구성 완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통과를 요구받았지만 원칙을 고수했다. 이런 철학을 기반으로 2002년에는 '국회의장 당적 보유 금지' 등의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해 헌정 사상 첫 무당적 국회의장이 됐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출신의 국회의장으로 재임 당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 시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탄핵안에 처리에 대한 논란을 제외한다면 '행정부 견제'라는 입법부 역할에서 야당 출신 의장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회의장은 다음 회기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관행을 만들어 국회의장 퇴임 후 정계 은퇴 공식을 만든 것도 박 전 의장이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지둘려(기다린다는 뜻의 사투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재임 2년 내내 여야간 팽팽한 공방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별명처럼 양보와 타협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을 받는다. 2005년 사학법 직권상정 때는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의장실에서 10여일간 점거를 당하기도 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적극적으로 개헌을 추진했던 의장으로 기억된다. 2006년 취임 직후부터 대통령의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가 근접하는 2007년 개헌을 준비해야한다고 밀어부쳤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임 전 의장은 4선 의원으로 국회의장이 된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논란의 인물이다. '직권상정 김형오'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직권상정을 많이 한 탓이다. "협상결렬, 장기 국회 공전 등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게 잦은 직권상정에 대한 그의 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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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퇴임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비판과 지지를 동시에 받는 의장이었다. 청와대가 반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하는 등 입법부 수장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청와대와 여권 주류로부터는 '자기 정치만 한다'는 혹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