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촛불' 놀란 朴, 2선후퇴?…靑 수습책에 '정국 기로'

'100만 촛불' 놀란 朴, 2선후퇴?…靑 수습책에 '정국 기로'

박소연 기자
2016.11.13 11:57

[the300]靑 이틀째 수석비서관회의…탈당·2선후퇴·3차 사과 등 수습책 고심

13일 청와대는 전날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역대 최대규모의 100만 시민들이 동참한 사실을 주시하며 민심을 달래기 위한 수습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당초 소극적이었던 '2선 후퇴'를 수용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청와대의 수습책이 기대에 미치지 않을 경우 정치권이 '탄핵' 검토 등 보다 적극적인 퇴진 요구에 돌입할지 주목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12일 오전과 오후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한 채 촛불집회 상황을 지켜보고 대책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 역시 TV를 시청하며 참모들로부터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집회에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100만 시민이 모여들자 청와대는 크게 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측에 따르면 전날 집회 참가자는 오후 7시30분 기준 100만명을 넘어섰다. 경찰추산 26만명으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8만명),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규탄 촛불시위(13만명)를 훨씬 웃돌았다. 1987년 6·10 민주항쟁 이후 최대 시민이 모여 대통령의 퇴진을 외친 것이다.

특히 법원이 시민들의 청와대 인근 행진을 당일 허용하면서, 대통령 관저로부터 1km가량 떨어진 내자동 로터리까지 행진이 이뤄졌다. 박 대통령이 '성난 민심'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청와대가 이날 묘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청와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한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촛불 민심'을 평가하는 한편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마땅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그간 두 차례의 대국민 사과와 청와대 인적 쇄신, 야당 출신 국무총리 내정, '국회 추천 총리' 제안 등 수습책을 차례로 내놨지만 먹혀들기는커녕 오히려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비판만 키웠다. 야당이 전날 거리로 나와 퇴진요구에 동참하면서 지난주 청와대가 제시한 '국회추천 총리'와 영수회담 카드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박 대통령의 운신의 폭이 극도로 좁아진 현 상태에서 가능한 선택지로는 새누리당 탈당과 2선 후퇴, 퇴진(탄핵·하야) 정도가 남아있다.

당초 청와대는 위헌론을 거론하며 '2선 후퇴' 요구에는 유보적인 입장이었으나 전날 '100만 촛불민심'을 지켜본 후 일부 입장 변화가 생겼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박 대통령이 다음주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 2선 후퇴 의사를 국민들 앞에서 명확히 밝히고 거국중립내각 구성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반면 아직 권력의지가 남아있는 박 대통령이 또 다시 새누리당 탈당이나 3차 대국민 사과 등 소극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많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하야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가운데, 당분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의 접촉 등 외교에 집중하며 야당이 탄핵에 나서기를 기다릴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다만 국내적인 상황은 좋지 않다. 당장 이날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각각 최고위와 비상시국회의를 계획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역시 각각 긴급 비상대책회의와 최고위를 열고 '100만 촛불' 대응 논의를 할 예정이다.

들끓는 민심을 확인한 여야 정치권은 청와대의 수습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탄핵' 등 특단의 대책까지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여론 악화를 의식한 여당이 이날 박 대통령 '2선 후퇴'로 전격 돌아서고, 야당 역시 그간 주저했던 '탄핵' 카드를 꺼내든다면 박 대통령 역시 '최후의 결단'을 내려야할 상황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소연 기자

기사로 말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