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법률 미꾸라지' 비판…"천당 못갈 것" 혹평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처리와 직결된 '세월호 7시간' 의혹이 국회 청문회에서도 풀리지 않았다. 핵심 증인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을 비롯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에 대해 "모른다" "아니다"로 일관했다.
김 전 실장은 7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세월호 7시간의 대통령 행적과 관련 "대통령 관저에서 사사롭게 일어나는 일을 저에게 얘기해준 사람이 없고, 저는 (박 대통령이) 몇 시에 일어나시고 머리를 언제하시고 이런 것을 몰랐다"고 증언했다.
청와대 의무실장이 업무보고에서 박 대통령이 태반·감초·백옥주사 맞은 것을 시인한 사실에 대해서도 "저는 몰랐다"고 말했다. 최순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엔 "몰랐다. 본적이 없다고 단언한다"고 강조했다.
최순실을 알았던 시점에 대해선 "태블릿PC가 공개된 때 (언론의 보도를 보고) 알게 됐다"며 2014년 말 박관천 경위가 검찰 수사에서 '대한민국 권력실세 1위'로 최순실을 꼽았던 보도를 보지 못했느냐는 질의에 "몰랐다"고 답했다.
김 전 실장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자신의 소개로 최순실을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는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종 전 차관도 김 전 실장이 소개했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그럼 누가 소개시켜줬느냐는 질의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을 극도로 아꼈다.
김 전 실장은 고 김영한 전 정무수석의 비망록에 'VIP 7시간 관련 주름 수술설, 사이버 수사팀', '세월호 인양-시신인양X'이라고 적시된 것과 관련해선 "노트에 있는 모든 내용을 제가 지시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국조특위원들은 '長'이라고 표기된 것이 비서실장의 '장'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김 전 실장의 지시였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관저에 설치된 CCTV 영상기록물을 삭제한 것에 대해선 "청와대 출입자 관리는 대통령 경호실 소관으로 비서실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영석 청와대 대통령경호실 차장은 참사 당시 영상기록물 존재 유무에 대해 "보존기간이 지나서 보존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질의마다 수십번 이상 '모른다'는 무한반복이 이어지자 여야 의원들은 강한 질타를 쏟아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죽어서 천당 가기 힘들 것 같다"고 했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누구도 실장을 두둔하거나 동정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SNS를 통해 "법률 미꾸라지 기춘대원군은 역시 계속 '모릅니다' 답변입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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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실장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데는 아직까지 한차례도 검찰조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리한 증언으로 향후 예정된 특검에서 추궁을 받을 수 있어서다. 김 전 실장은 이날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면서도 법적 책임이 있는 질문은 모두 피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