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바른정당 "당대당 통합 없다…우리 룰대로 대선 치를 것"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야말로 예상못한 전격적인 선언이었다. 불출마 이유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지지율 하락, 현실정치의 한계 등 여러 이유가 거론된다. 결정적 이유 중 하나로 반 전 총장에 대한 바른정당의 돌변한 입장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적극적인 구애공세를 취해온 바른정당은 이날 오전 반 전 총장과의 면담에서 "우리당에 들어와서 똑같이 경선을 치러야 한다. 반 전 총장이 입당해도 우리당의 경선룰과 로드맵은 바뀌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또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반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반기문과 함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과 손을 잡아야 하는 반 전 총장으로서는 벼랑 끝에 몰린 셈이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반 전 총장에 대한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여도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당대당 통합은 없다"고도 했다. 반 전 총장이 신당을 창당한다면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반 전 총장은 더 이상 변수가 아니다. 우리 룰대로 대선을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처음 여의도에 방문한 자리에서 조언과 뼈있는 말들이 오간 것도 반 전 총장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행보에 대한 여러 조언을 건넸다.
정 대표는 "(반 전 총장에 대한)지금까지 행보에 대해 저희가 보는 관점을 그대로 말씀드렸 향후 행보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이 많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 다닌다는 발언에 대해 "사람들을 다 만나면 판단의 근거가 흐려진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찾아와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는데 들어보면 모두 그럴 듯하다. 그날그날 메시지를 정해서 전해야 하는 데 그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주변에 눈도장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여럿 모이고 정책에는 소홀할 수 있기 때문에 후보가 캠프에 자주 얼굴을 비춰서는 안 된다"며 '갑'인 사무총장에서 나를 팔아야 하는 대선주자로서 '을'에 입장에 있다는 것을 인지시켰다. 이에 반 전 총장은 "이제 내가 을에 불과하다"고 공감한데 이어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라는 심정을 드러냈다.
이날 면담자리에 참석한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도 반 전 총장의 대권행보에 쓴소리를 냈다. 장 대변인은 "'외교와 정치의 공통점은 어니스티(정직)'라고 반 전 총장이 말했다"며 "그런분께서 왜 (기성정치인과 다른) 그런 모습을 좀처럼 보여주시지 못하시냐고 물었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이 이날 인명진 새누리당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법 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인 위원장은 "우리 당은 이제 친박(친박근혜)이 아니고 패권도 사라졌다"며 "나이가 들어 미끄러져 낙상하면 큰일이다. 특히 겨울엔 미끄러워서 여기저기 다니면 낙상하기 쉬워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좋다"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