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그렇지" 새벽하늘 보게 한 국회 예산안 처리

"그럼 그렇지" 새벽하늘 보게 한 국회 예산안 처리

이건희 기자
2017.12.06 01:40

[the300][2018예산안 통과]본회의 예정보다 지각개의…한국당 '보이콧'·여야 고성공방 진통 과정

2018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산회 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2018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산회 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2018년도 예산안이 진통 끝에 6일 새벽 국회를 통과했다. 차수변경 없이 지난 5일에 통과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전망은 꿈에 불과했다. 의원들은 5일 오후 9시부터 인내를 거듭한 끝에 6일 새벽 0시55분 본회의장을 나설 수 있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지난 5일 오후 9시 본회의장에 다시 모였다. 같은 날 오전 11시 예산안의 반대 의사를 밝힌 한국당의 의원총회가 길어진 탓에 이미 한 차례 허탕을 친 뒤였다.

다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미 예산안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기획재정부의 자료 정리가 마무리된 뒤였다. 여당을 비롯해 국민의당 의원들도 오후 9시30분쯤 들어와 무난한 예산안 처리를 기대케 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오후 10시가 다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은 본회의장 맞은편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진행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들을 더 기다리지 않고 회의를 속개해, 의사일정 1항인 법인세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의원들은 법인세법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 뒤 투표를 진행했다. 법인세법 개정안은 총 177표 중 133표의 찬성을 얻어 통과됐다.

정 의장이 법인세법의 통과를 알림과 동시에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향해 걸어왔다. 수석대변인인 장제원 한국당 의원을 비롯해 몇몇 의원들이 "1시간만 기다리는게 어딨느냐"며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정 의장은 단호했다. 그는 "오전 11시부터 본회의를 개의했다"며 "11시간 동안 의원총회를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항의하는 의원들의 숫자는 더욱 늘어났다. 결국 정 의장과 교섭단체 3당(민주당, 한국당, 국민의당) 원내대표 간의 협의 끝에 30분 간 정회가 선언됐다. 정회 선언 후 남은 의원들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오후 11시2분, 이번엔 한국당 의원들도 본회의장에 복귀했다. 무리없이 회의는 속개됐다. 정 의장은 여야 지도부 간 협의 끝에 수정된 2018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투표로 가기까지 의원들의 '토론'이 남아있었다. 총 12명의 여야 의원들 각자가 각각 5분씩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의원들은 김태년·윤후덕(민주당), 이만희·이철규·김광림·김종석·최교일·송석준·전희경(한국당), 이언주(국민의당), 김세연(바른정당), 윤소하(정의당) 의원이다.

오후 11시11분부터 총 1시간20여분에 달하는 토론이 시작된 탓에 정 의장은 본회의 차수변경을 해야했다. 예산안 처리가 하루 더 미뤄진 순간이었다. 특히 반대토론 마지막 순서인 전희경 한국당 의원의 차례에서 일부 여당 의원들은 고개를 저으며 밖으로 잠시 이동하기도 했다.

전 의원의 토론이 끝난 6일 새벽 0시30분. 정 의장은 토론을 종결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어진 수정안에 대한 정부 측 의견으로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한국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소리쳤다.

새벽 0시31분. 예산안에 대한 표결이 시작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또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반대의사를 표현했다. 단순히 표결을 하지 않는 것을 넘어 자리에서 일어나 피켓을 들어보였다. 피켓에는 '밀실야합예산', '심판'이 적혀있었다. 내년도 예산안이 총 178표 중 찬성 160표로 통과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떠났다.

이후 본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남은 7건의 안건을 모두 통과시킨 여야 의원들은 새벽 0시56분 정 의장의 산회 선포를 듣고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박수를 쳤다. 2015년, 2016년에도 새벽에 통과된 새해 예산안은 올해도 새벽 공기와 함께 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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