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문재인 성장론의 궤적, '소득주도'와 '혁신' 사이 영점잡기

[MT리포트]문재인 성장론의 궤적, '소득주도'와 '혁신' 사이 영점잡기

최경민 기자
2018.07.22 17:01

[the300][문재인정부 성장노트]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의 변천사

[편집자주] 국민들이 문재인정부에 ‘경고’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지율을 통해서다. 80%를 넘나들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대로 떨어졌다. 표면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의 여파다. 근저엔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의문이 깔려있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포용 성장 등 개념도 다양하다. 문재인 정부의 성장노트를 정리해봤다.
/그래픽=이승현 기자
/그래픽=이승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하는 시대정신 중 하나는 '경제적 불평등의 해결'이다. 소득주도성장 기반에 혁신성장의 비전을 얹어 나가는 방식으로 해결법을 만들려고 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후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했지만 집권 2년차를 맞은 현재 경제 상황은 썩 우호적이지 않다.

소득주도성장은 문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대선을 준비하면서 내세운 개념이다. 낙수 효과를 앞세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한 대안격이었다. 2015년 2월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에 당선된 이후 전면에 부상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의 비전을 설파하며 '유능한 경제정당'의 모습을 보이려 했다. 이 과정에서 '사람중심경제', '더불어성장'이라는 용어가 나왔다. 저임금 구조의 탈피가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기업의 고용·혁신·성장을 달성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본격 대선주자로 나선 2016년 10월에는 '국민성장'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당시 문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국민이 돈버는 성장"이었다. 기업에 편중된 부를 국민들에게 더 나눠 줄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소득주도성장의 연장선에 있는 개념이다. '최순실 게이트'의 발발 이후 조기 대선 국면이 펼쳐지자 2017년 1월부터 '일자리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빠르게 선점했다. 소득주도성장에 그치지 않고 정부·민간의 역량을 총동원해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는 비전이었다.

2017년 4월엔 '네 바퀴 성장'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라는 세 개의 톱니 바퀴를 돌려,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지론과 혁신성장이라는 성장 장려책을 동일선상에 놓고, '일자리 대통령'의 실현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네 바퀴 성장'은 집권 이후에도 문재인 정부 성장 정책의 근간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이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20대 국정전략에도 모두 포함됐다.

다만 집권 이후 소득주도성장에 무게가 쏠렸다. '고용'을 늘리는 방법을 제시하기 보다 '임금 격차'를 조정해 소득주도성장을 달성하려는 듯 한 움직임으로 비쳤다. 청와대의 경제라인으로 소득주도성장을 주장해온 장하성 정책실장과 홍장표 전 경제수석이 활약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취임 첫 해에 2018년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16.4%) 파격 인상한 것은 정부 정책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경제정책의 포커스도 최저임금 인상에 이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에 맞춰졌다. 일자리 안정자금 및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의 패키지들이 마련됐다. 문 대통령도 올초에 "최저임금 인상 초기에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대응책을 적극 주문했다.

반면 소득주도성장을 보완해줘야 하는 혁신성장의 축은 부족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이후 "혁신성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핵심전략"이라고 꾸준히 당부했지만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에 고용 지표의 악화가 현실로 다가오자, 문 대통령도 소득주도성장의 재점검을 지시하고 혁신성장의 미흡을 질타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대표적 소득주도성장론자인 홍장표 경제수석을 경질하고 윤종원 경제수석을 앉혔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무산을 언급하며 속도조절을 공식화하는 등 흐름 변화가 느껴진다. 향후 청와대는 혁신성장, 4차산업혁명, 규제혁신을 강조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도 하반기에 직접 각 분야별 현장을 방문해 규제혁신 등을 독려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1년차 동안 소득주도성장에 집중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충분히 내부에서도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바퀴가 함께 굴러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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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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