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아이 보호法…'예고된 참사' 막고 실효성 높여야(종합)

'잠자는' 아이 보호法…'예고된 참사' 막고 실효성 높여야(종합)

조준영, 김하늬, 이건희 기자
2018.07.22 15:07

[the300]'2016년의 잘못' 다시 반복해선 안돼

지난 17일 경기도 동두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4살 어린이가 폭염에 통원 차량에에 갇힌 채 숨졌다.   동두천 경찰서는 20일 해당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 운전기사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경찰이 조사를 위해 해당 사고차량 내부에 설치한 온도계가 41.3도를 가리키고 있다. 같은 시각의 차량 외부 온도인 37.5도 보다 3.8도 높은 수치다. 2018.7.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7일 경기도 동두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4살 어린이가 폭염에 통원 차량에에 갇힌 채 숨졌다. 동두천 경찰서는 20일 해당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 운전기사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경찰이 조사를 위해 해당 사고차량 내부에 설치한 온도계가 41.3도를 가리키고 있다. 같은 시각의 차량 외부 온도인 37.5도 보다 3.8도 높은 수치다. 2018.7.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폭염 속 통학버스에 잠들어 생명을 위협받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수년째 국회에 잠들면서 최근 발생한 영아 사망사건이 '예고된 참사'란 비판이 일고 있다.

국회에서도 영아 사망 사건 이후 '슬리핑 차일드 체크 시스템(잠자는 어린이 확인 경보장치)'을 의무화하는 법안들이 속속 발의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이미 같은 내용의 법안이 올라왔지만 내용이 대폭 축소,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6년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통학차량에 경보장치를 설치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8세 어린이아이가 통학버스 안에 방치됐다가 사망하는 등 통학버스 관련 어린이 안전사고가 이어진 데 대한 대응책이었다. 개정안엔 어린이 통학버스 승하차 때 운전자나 동승 보호인이 잠든 어린이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내용도 담았다.

하지만 당시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현 행정안전위원회)는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운전자에 어린이 하차 확인 의무만 부여하고 어길시 벌금 20만원을 부과하는 내용만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 대안'을 처리했다.

아예 처리되지 못하고 1년째 계류된 법안도 있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을 제작·판매 시 뒷좌석에 어린이나 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남아있는 경우 알릴 수 있는 경보 장치를 설치하고 위반하면 과태로 1000만원을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법안도 1년째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잠들어있다.

폭염 속 어린이집 통원차량 안에 방치돼 네 살 어린이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해당 어린이집 원장 이 모씨와 원감 이 모씨가 20일 오후 경기도 동두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해당 어린이집 인솔교사와 담임교사, 오후에 원장과 통원차량 운전기사 등을 차례로 조사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2018.7.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폭염 속 어린이집 통원차량 안에 방치돼 네 살 어린이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해당 어린이집 원장 이 모씨와 원감 이 모씨가 20일 오후 경기도 동두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해당 어린이집 인솔교사와 담임교사, 오후에 원장과 통원차량 운전기사 등을 차례로 조사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2018.7.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실상 '예고된 참사'가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이들이 통학버스에 방치돼 구조되거나 위독해진 사례는 한 두번에 그치지 않았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까지 6건의 아동 차량방치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1명의 아동이 사망하고, 1명의 아동은 3년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2년만에 똑같은 사건이 반복되자 다시 국회에선 입법의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권칠승 의원은 지난 20일 2016년에 발의했던 법안을 재발의하며 처리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권 의원은 "지난 정부 시절 어린이들의 안전을 보다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논의와 입법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번과 같은 안타까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는 8월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어린이 통학버스 내에 '슬리핑 차일드 체크 시스템' 또는 문자알림 서비스 등 제도도입를 의무화해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아 의원도 이에 발맞춰 통학버스 운행시 어린이의 하차여부를 확인할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실제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통학 차량의 제일 뒷자리에 버튼을 설치하고 운전기사가 이 버튼을 눌러야만 시동을 끌 수 있도록 하는 슬리핑 차일드 체크시스템이 도입됐다"며 "반면 우리나라에는 도입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관련법 발의횟수만큼이나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건이 이슈화됐을 때 '반짝'발의를 할 뿐 최종 처리까지는 힘을 싣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국회가 '2016년의 잘못'을 다시 반복해선 안된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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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 기자

안녕하세요. 기획실 조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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