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靑의 모델, 오바마의 ‘위 더 피플’ 지금은

[MT리포트]靑의 모델, 오바마의 ‘위 더 피플’ 지금은

안동현 인턴 기자
2018.11.26 17:15

[the300][MT리포트-국민청원 신드롬]트럼프 취임 후 ‘사실상 정지’

[편집자주] 촛불혁명의 연장, 부조리를 드러내는 착한 분노의 산실. 청와대 국민청원을 향한 찬사다. 그 이면에는 사실관계가 틀린 주장에 여론이란 날개를 달아 확산시키는 갈등의 공장이란 평가도 있다. 국민청원의 순기능은 키우고 역기능은 해소할 방안은 무엇일까.
미국 백악관 '위 더 피플' 사이트에는 평화조약 체결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있다. 이 청원은 11만 이상의 동의를 받아, 백악관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미국 백악관 '위 더 피플' 사이트에는 평화조약 체결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있다. 이 청원은 11만 이상의 동의를 받아, 백악관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모태는 2011년 9월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개설한 '위 더 피플 (We the People)'로 알려져 있다. ‘위 더 피플’은 정보의 투명성과 시민의 정치 참여 확대를 강조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정신과 부합한다. 미국 전역 수많은 안건들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백악관으로 올라왔다.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백악관은 직접 대답해야 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이 사회의 여론을 결집하고 실제적인 법과 제도를 바꾸는 성과를 냈다.

오바마의 ‘위 더 피플’, 성과만큼 한계도 뚜렷=2016년 12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백악관이 보존 중인 청원 4799건을 분석했다. 그 중 오바마 정부는 총 277건의 청원에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집계됐다.

백악관은 2013년 1월에 제기된 ‘핸드폰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전화기를 다른 통신사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원에 따라 정책을 수립했다. ‘동성애자 전환 치료를 금지하라’는 청원에 백악관은 제도를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또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 선수 요기 베라에게 ‘대통령 자유메달’을 수여하라는 청원도 현실화됐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의 ‘위 더 피플’은 미국 사회의 핵심적이고 첨예한 현안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미국 정부의 기밀을 폭로했던 에드워드 스노든을 사면하라는 청원에 대한 대답은 2년 동안 연기됐고, 오바마 정부는 끝내 답을 하지 않았다. 2012년 미국 뉴타운에서 벌어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사건 이후 제기된 총기규제에 관한 청원에도 오바마 백악관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정부 출범 후 죽었다 살아나= 2017년 1월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위 더 피플’은 좌초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위 더 피플’을 백악관 내에 존속시켰지만, 같은 해 12월까지 제기된 17개의 청원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트럼프 행정부는 12월에 갑자기 ‘위 더 피플’ 홈페이지를 폐쇄한다고 통보했다. 홈페이지를 재개정한다는 명목이었지만, 트럼프 백악관이 오바마 정부의 ‘위 더 피플’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관측이 많았다. 12월 사이트가 폐쇄되기 전 사이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소득신고서를 공개해라’(110만명 동의), ‘사업과 자산을 백지신탁해라’(35만7000명 동의), ‘대통령직에서 사임해라’(13만8000명 동의)와 같은 청원들이 득세하고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2월 ‘위 더 피플’ 사이트를 재개했다. 트럼프를 비판하는 청원에도 답을 달았다. 하지만 백악관의 소관이 아니라는 소극적 입장이 전부였다. 그 후로도 현재까지 많은 청원이 제기돼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트럼프 백악관은 또 다시 답변을 중단한 상태다. ‘한반도에 평화조약을 체결하라’는 청원은 올해 3월에 올라와 11만명의 동의를 얻었지만, 백악관은 이에 답을 달지 않았다.

◇인터넷 청원 원조는 스코틀랜드=인터넷을 통해 결집된 민의에 정치 제도권이 책임을 갖고 응답하는 시스템의 출발지는 스코틀랜드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1999년부터 전자청원제도(e-petition)를 선도적으로 도입해 적극 운영하고 있다.

독일 의회는 심사를 거친 청원 내용을 일정기간 사이트에 게시한다. 그동안 지지 서명과 찬반 토론이 이뤄져 민심의 확장을 용이하게 하는 취지다.

프랑스 의회의 경우 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위원회가 정부에 대한 청원 이송을 결정할 수 있게 했고, 정부로부터의 답변을 청원인에게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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