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땡보국회]①헌법기관·행정부·공공기관·지자체 파견…'밥그릇 챙기기' 논란

국회가 전국 각지에 파견한 고위공무원이 36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질적 인사적체를 파견제도로 해소하면서 파견기관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땡보(편하게 일하는 직책)’ 공무원들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국회 사무처 등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국회가 헌법기관 등 국회외부기관에 파견한 공무원은 총 36명이다. 직급별로 △이사관 11명 △부이사관 16명 △서기관 8명 △사무관 1명 등이다. 대부분 2~3급으로 ‘국장급 또는 과장급’ 공무원이다.
이들은 헌법기관과 행정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전국에 고루 파견됐다. 구체적으로 △대법원·헌법재판소 등 헌법기관 4곳에 5명 △국가정보원·국방부 등 행정부 7곳에 10명 △한국공항공사·한국철도시설공단 등 공공기관 9곳에 9명 △서울시·제주도 등 지자체 12곳에 12명이 파견됐다.
파견제도는 국회 소속 공무원들이 국가정책을 수립하고 국내연구기관에서 능력을 개발하라는 취지로 운용돼왔다. 하지만 국회는 본래 취지와 달리 인사적체 해소 수단으로 이를 활용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심지어 연구년·안식년과 유사한 형태로 파견제를 ‘휴식’ 용도로 활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회 고위관계자는 “제주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국회 사무처 직원이 굳이 알 필요가 없다”며 “바깥에 국장급 자리들을 많이 만들려고 파견을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사무처 직원들의 ‘밥그릇’을 채우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문희상 국회의장 직속 국회혁신 자문위원회도 지난해 11월 활동보고서를 통해 해당 문제를 지적했다. 자문위에 따르면 파견기관에서 국회 출신 ‘국장님’의 역할은 국회와 파견기관 간 연락을 담당하는 ‘협력관’ 직위가 대다수다.
자문위는 국회 파견제가 제대로 된 매뉴얼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된다는 점도 꼬집었다. 그러면서 △파견기관 선정사유 △필요인원 △담당업무 △사후관리 등을 담은 매뉴얼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헌법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 파견직원은 모두 철수시키고 직제수요와 단계적 철수를 연계한 방안을 수립할 것을 국회에 요구했다.
국회도 이같은 지적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파견제가 정말 취지에 따라 이뤄지는지 의구심이 있다”며 “어느정도 자문위 의견을 수용한다”고 했다. 다만 “실현방안이 문제라 기조는 유지하되 단계적으로 들여보내는 식으로 진행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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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각 상임위 전문위원 수를 확대하거나 공무원 퇴직에 따른 자연감소분을 활용, 파견자들의 단계적 복귀를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회는 아직 복귀대상자나 복귀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