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 '점거' 일촉즉발…국회선진화법 7년만에 '무력화'되나

'감금' '점거' 일촉즉발…국회선진화법 7년만에 '무력화'되나

김민우 기자
2019.04.25 16:09

[the300]여야4당 "한국당, 선진화법 위반" vs 한국당 "오신환 사보임 국회법 위반"

문희상 국회의장이 25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상임위·특위 의원 교체)을 허가해 여기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후임 간사인 채이배 의원실을 점거하자 채이배 의원이 창문을 통해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5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상임위·특위 의원 교체)을 허가해 여기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후임 간사인 채이배 의원실을 점거하자 채이배 의원이 창문을 통해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선거제 개편, 고위공수처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조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스트랙)으로 지정하는 문제를 두고 여야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국회 선진화법이 만들어진 지 약 7년 만에 폭력이 난무하는 '동물국회'가 재연되는 양상이다. 여야 4당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라도 밀어붙이겠다며 패스트트랙을 강행하고 있고, 한국당은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상임위 회의장 등을 점거하고 있다.

25일 오후 한국당은 소속의원들, 보좌진과 함께 △법안제출을 막기위해 7층 의안과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행정안전위원회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제3회의장(245호)과 특별위원회 제5회의장(220호) △국회의원회관 채이배 의원실을 각각 점거했다.

'동물국회'를 막기위해 2012년 선진화법이 도입된 후 이번처럼 의원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회의장을 점거한 것은 처음이다.

과거에는 국회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의석수로 밀어붙이면 소수당은 막을 방법이 없었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경우 상임위 논의도 생략한채 본회의로 직행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래서 소수당은 사회권을 가진 국회의장을 감금하거나 본회의 의장석을 점거하는 방식으로 싸웠다. 동물국회라는 말도 이때 생겨났다.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5일 바른미래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로 새로 교체된 채이배 의원실을 점거하자 채 의원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 대원이 채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상임위·특위 의원 교체)을 허가했다. 2019.4.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5일 바른미래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로 새로 교체된 채이배 의원실을 점거하자 채 의원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 대원이 채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상임위·특위 의원 교체)을 허가했다. 2019.4.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선진화법은 이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한 대신 다수의 합의에 의해 직권상정효과를 낼수 있도록 한 신속처리안건(패스스트랙)을 도입했다. 상임위 의원의 5분의 3 이상, 또는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여야 합의 없이도 본회의에 법안을 상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국회에는 국회선진화법의 도입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여야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선거제개편안과 공수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하자 이를 막을 수단이 없어진 한국당은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고 나섰다. 동물국회를 막기위해 도입된 '패스스트랙'이 역설적으로 지금의 동물국회 상황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한국당의 회의장 점거가 계속된다면 국회법 위반 소지가 있다. 국회법 148조2항은 의원은 본회의장 의장석이나 위원회 회의장 위원장석을 점거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48조3항은 누구든지 의원이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본회의장이나 위원회 회의장에 출입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도 규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사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245호 회의실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점거한 채 대기하고 있다. 2019.04.25.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사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245호 회의실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점거한 채 대기하고 있다. 2019.04.25. [email protected]

여야4당이 사개특위와 정개특위를 열기 위해 상임위원장에 들어서려고 할 때 한국당이 물리적으로 의원들을 막아선다면 국회법을 위반하게 된다는 얘기다. 국회의원의 회의장 출입을 막을 경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징계를 받게된다. 국회의장석이나 위원장석을 점거하면 윤리특위를 거치지않고 곧바로 본회의에서 의결로 징계가 가능하다. 징계수위는 경고 또는 사과, 수당감액, 30일 이내 출석정지(3개월 수당 반납) 등이다.

한국당은 선거제 개편은 '게임의 룰'을 정하는 것인데 당사자들의 합의 없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게 말이 안 된다고 항변한다. 여태까지 그렇게 해온 관례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여야4당이 다수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공수처 설치법안에 대해서도 '반대파'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사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무리하게 사임을 강행한 것이고 이는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오 의원과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신환 의원 사보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헌법재판소에 각각 제출했다. 회의장 점거 등이 위법한 방법으로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한 행동이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당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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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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