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판·검사가 변호사로 직행하지 못 하도록 변호사 등록 문턱을 높이는 이른바 '권순일 방지법' 법안이 27일 국회에 발의됐다.
국회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발의된 변호사법 일부 개정안에는 비위 공무원이나 부적절한 처신을 한 공무원에 대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록거부 사유 조항이 담겼다.
개정안은 특히 현행법에서 위법 행위로 기소되거나 징계처분을 받아야만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기존 조항을 공무원 재직 중 부패행위 등 비위행위를 저지르고 퇴직한 자로 바꿔 기소나 징계 여부에 상관 없이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등록 거부 전이라도 등록 거부 사유에 해당한다는 상당한 의심이 제기될 경우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등록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3년 동안 등록을 보류하고 해당 사유가 해소된 뒤 등록을 허용하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 추가했다.
개정안은 '재판 거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이 대한변협에서 두차례나 변호사 등록 자진 철회 요청을 받았지만 검찰 기소가 안 됐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해 12월 변호사 등록을 마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등 13명이 발의했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7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결을 주도한 뒤 그 해 9월 퇴임하고 11월부터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 고문으로 취업해 총 1억5000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다.

변호사 등록은 대한변협이 담당한다. 대한변협은 논란 여지가 있는 변호사 등록 신청이 접수됐을 경우 독립된 산하기구인 등록심사위원회를 열어 사안을 논의, 의결한다. 판사·검사·변호사 등 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 의결에 대해서는 변협이 개입할 수 없다. 권 전 대법관의 경우 심사위 과반수가 권 전 대법관과 관련된 논란이 현행법상 기소되거나 징계를 받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등록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故) 김홍영 검사를 폭행해 지난달 중순 2심에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김대현 전 부장검사도 형사처벌 없이 해임된 뒤 3년 만인 2019년 말 변호사 등록을 마치고 개업, 그동안 변호사 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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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을 통해 공직자를 불법 사찰한 혐의로 2021년 9월 실형이 확정돼 변호사 자격이 박탈됐다가 지난해 12월 복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6·사법연수원 19기)이 이달 11일 변호사 등록을 완료하고 개업한 것으로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우 전 수석과 함께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가 지난해 말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전 검사장·57·사법연수원 19기),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 유죄 판결이 확정된 지 보름여만에 사면 복권된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56·사법연수원 22기)도 변호사 등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