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면서 정국은 사실상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 또는 각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인용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윤 대통령 측이 헌재의 탄핵 심판 결정을 최대한 미루는 지연 전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반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탄핵 인용을 가급적 앞당기는 대응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심판 결과가 언제 나오느냐에 따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선 출마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14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38조에 따라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결론을 내도록 돼 있다. 국회가 탄핵안을 즉시 헌재에 접수하면 내년 6월 11일까지 인용 혹은 기각, 각하 여부를 결정한다는 얘기다. 다만 심판 기간은 강제가 아닌 훈시 규정이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아니다.
헌재는 앞서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을 사건 접수 후 63일 만에 기각했고, 2016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을 91일 만에 인용했다. 헌재의 선고 결과와 시점에 따라 조기 대선 여부와 시기는 달라진다. 인용시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60일 이내에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 반면, 기각 또는 각하되면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현재로선 헌재의 결정 시점을 쉽게 예상하기 어렵지만 가늠자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9인 재판관 체제인 헌재는 현재 3인이 공석인 6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과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등 2명을 새 후보자로 추천했다. 국민의힘은 조한창 변호사를 추천한 상태다. 탄핵 가결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만큼 심리 진행을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새 재판관 3인의 임명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제는 기존 재판관 2인(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퇴임 시기가 내년 4월18일이라는 점이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헌재가 '9인 체제'에서 탄핵안 심리와 결정을 위해 두 재판관의 퇴임 시점인 내년 4월 전에 결과를 내놓을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6~7인 체제로 중차대한 대통령 탄핵 심판을 진행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다. 이 경우 내년 5~6월쯤 대선이 치러진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각각 '8인 체제'와 '9인 체제'로 진행했다.
이른바 '장미 대선'(장미가 피는 5월 대선)이 치러지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11월 1심에서 집행유예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받아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처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종심 시점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강조해 온 공직선거법상 강행규정인 이른바 '6·3·3 원칙(1심 6개월, 2·3심 각 3개월 내 처리)을 대입하면 이 대표의 2심 선고는 이르면 3월 이내에 나와야 하지만 실제론 이보다 늦어질 수 있다. 헌재의 탄핵 심판 결정 시점이 조기 대선 시기와 대권의 성패를 가를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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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헌재의 탄핵 심리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이 대표의 대선 출마를 막기 위해 탄핵 재판 지연 전략을 펴는 게 유리하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과 견줘 이번 탄핵안 심리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계엄 위법성과 내란 의혹은 과거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보다 상대적으로 혐의가 단순한 편이다. 하지만 헌재 심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혐의를 다투지 않은 박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달라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담화문에서 12.3 비상계엄의 위법성과 내란죄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야권에선 당장 탄핵 심판에 대비한 헌재 변론 요지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런 이유로 윤 대통령은 심리 과정에서 법리를 촘촘히 다투는 재판 지연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이 대표는 조기 대선 출마를 위해 선거법 재판을 최대한 늦추는 전략으로 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