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또 성장'…이재명, 국회 연설 다음날 화성으로 간 까닭은

'성장 또 성장'…이재명, 국회 연설 다음날 화성으로 간 까닭은

이원광 기자
2025.02.11 17:21

[the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아비만엔지니어링에서 열린 '경영악화 수출기업 애로 청취 현장 간담회'에 앞서 기업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아비만엔지니어링에서 열린 '경영악화 수출기업 애로 청취 현장 간담회'에 앞서 기업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사출기(액체 형태의 플라스틱을 냉각해 고체 제품을 만드는 기계)와 주변 설비를 사양에 맞게 (만듭니다.)" - 강성열 아비만엔지니어링 대표

"저도 써봤습니다."(일동 웃음)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올해 첫 민생 현장 행보로 경기 화성에 위치한 수출기업을 찾았다. 해당 기계를 써봤다는 소년공 출신 이 대표의 대답에 주변에선 웃음이 터졌다.

이 대표의 이날 행보는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수차례 성장을 강조한 다음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기업 중심의 성장을 이루겠다는 이 대표의 확고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1일 경기 화성 아비만엔지니어링에서 '경영악화 수출기업 애로청취 현장간담회'를 열고 "수출해서 먹고 살아왔고 수출에 기대어 경제 성장과 발전을 이뤄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 전 약 15분간 회사 건물 3층의 고객 주문 맞춤형 제조 설비와 생산된 제품들을 둘러봤다. 강성열 아비만엔지니어링 대표는 △박스 위치를 감지하고 정해진 위치로 옮기는 분류 장비 △휴게소 등에서 쓰이는 라면 끓이는 로봇 △자동화 공정으로 생산 및 조립한 세탁기 부품 등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질문을 이어가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대표는 기업 애로사항도 청취했다. 강 대표는 "미국 포드사로부터 오더(주문)를 받았는데 경영 문제로 취소됐다"며 "납품 못하고 재고로 쌓인 게 40억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조 주문 받을 때 보증을 서진 않나"라며 "피해 받은 기업이 전세계적으로 많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올해 첫 민생 현장 행보로 수출기업을 찾은 것을 두고 이 대표 측은 "메시지와 일정의 결합"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당력을 총동원해 회복과 성장을 주도하겠다"며 "성장을 해야 나눌 수 있다. 더 성장해야 격차도 더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국회 본관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올해 첫 기자회견에서는 "기업이 앞장서고 국가가 뒷받침해 다시 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 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경기 화성시 팔탄면 (주)아비만엔지니어링을 방문해 수출기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경기 화성시 팔탄면 (주)아비만엔지니어링을 방문해 수출기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이날 이 대표의 행보가 '성장 중시' 메시지에 진정성이 없다는 일부 진영의 비판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 수석대변인은 전날 이 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했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이 대표의 연설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왜 양두구육과 유체이탈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기업 현장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일관적이어야 한다"며 "앙상하게 선언만 하고 끝나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성장 메시지가 진정성이 없다는 여권 비판에는 "그런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여권 인사들이 광주 행보를 한다고 광주 시민들 마음이 바뀌나"라며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이 대표가 (성장 행보를) 꾸준하고 일관되게 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이원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에 의한 국란 상황에서 양 진영 모두 벼락치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집중력을 가지고 벼락치기를 잘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성장과 주 4일제와 같이 양립하기 어려운 얘기를 동시에 하기 때문에 전문가들 입장에선 울림을 갖기 어렵다는 게 보편적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중요한 것은 생산성"이라며 "주 4일제를 얘기하면서도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아비만엔지니어링에서 열린 '경영악화 수출기업 애로 청취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아비만엔지니어링에서 열린 '경영악화 수출기업 애로 청취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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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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