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트럼프 대통령, 거래주의적 안보관에 韓도 우려…"美에 필요한 조선업·반도체 등으로 협상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며 끝낸 '노딜' 정상회담은 한국의 외교안보 분야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전통적 외교노선을 따르지 않고 우방이나 동맹국도 거래 대상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자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한국을 압박할 수 있어 조선업과 반도체 등 대미 협상 자산을 잘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미 협상 자산을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와는 자체 핵무장까지 고려한 외교협상에 나설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한국핵안보전략포럼 대표)은 3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번 미-우 정상회담에선 침략을 당한 국가는 당연히 영토 회복을 원하지만 강대국들은 현상 유지와 확전 차단을 원한다는 사실을 극명히 보여준다"며 "우크라이나가 국방력을 강화하더라도 이미 상실한 영토를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정 센터장은 "한국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으려면 북핵 위협에 대응할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한국의 자체 핵보유는 북한과 핵무기로 전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며 "한국이 북한의 침략을 당할 경우 미국이 당연히 우리를 도와주겠지만 추후 군사지원에 대한 청구서를 내민다면 한국은 북한의 침략에 대한 피해에 더해 동맹국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이중 고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외교부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 전략의 변화를 체감했다. 미국은 안보리에 낸 결의안에서 러시아에 대해 '침략자'라는 표현을 뺐다. 동시에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해 '침략자'라고 적시했다. 한국은 두 개의 결의안에 모두 찬성했다. 한국이 미래에 마주할 가치 충돌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한미 양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거래주의적 동맹관을 지닌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만나 담판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적대국과 동맹국을 가리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식 '선(先)충격 후(後)거래' 전략에 한국도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 재확인에도 트럼프식 거래적 접근으로 북한과의 핵거래 스몰딜의 가능성은 여전하다"면서 "북핵에 대한 공동의 위협 인식과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견지하기 위해선 조선업과 반도체 등 대미 협상 레버리지(지렛대) 자산을 잘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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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행보를 보면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국과 적대국을 구분하지 않고 우선 충격을 가하고 협상국과 거래하는 패턴을 활용하고 있다"며 "정부 간 협상 테이블에는 외교·안보·경제·무역 등 모든 카드가 동시에 등장하는 만큼 정부 부처가 원팀이 되지 않으면 트럼프 2기와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압박과 거래라는 트럼프식 협상을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미국 내 한국 우호인사들과 협력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 활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한국 경제와 안보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부처와 기업이 각개전투를 해선 안 되고 정부가 원팀 구성을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목적은 자국의 무역적자 감소에서 시작하는 점을 주목해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확대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 △방위비 인상 등을 선제 제안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외교부가 미국 주도의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 지위를 활용해 미국이 중국에 의존하는 희토류 등 광물 공급망 다각도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당신에게는 카드가 없다" "당신은 미국에 전혀 감사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당신은 3차 세계대전을 놓고 도박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우방으로 여기던 미국의 달라진 외교노선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