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냐" vs "왜 문제?"···이재명의 'K-엔비디아 투자론' 공방

"사회주의냐" vs "왜 문제?"···이재명의 'K-엔비디아 투자론' 공방

김성은 기자, 김도현 기자
2025.03.04 17:13

[the300]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모두의질문Q'에 출연해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2025.03.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모두의질문Q'에 출연해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2025.03.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K-엔비디아 지분공유론'을 띄우자 정치권에서 이를 두고 찬반 논쟁이 연일 거세다. 여권에서는 "발상 자체가 문제" "사회주의로 나아가자는 것" 등의 비판이 나왔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기술 대변혁기에 사회가 앞으로 반드시 고민해야 할 숙제를 던진 것이라며 감쌌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가 공개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겼다고 가정하자. (회사의 지분 중) 국민의 지분이 30%이고 70%는 민간(기업)이 가졌다면 (해당 기업에서 창출되는 부를 재분배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여권에서는 곧장 비판들이 이어졌다. 지난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 대표가 말한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생기면 국민 모두가 지분 30%를 나누자'는 발상은 기업 성장의 동력인 투자 의지를 꺾는 자해적인 아이디어"라고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소유부터 나누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했고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기본사회라는 이름으로 기업의 성과를 국가가 관리하려는 발상은 사회주의적 접근"이라고 했다.

같은 날(4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연금조차도 국내 주식에 투자할 때 지분율 10% 이상을 갖는 것에 극도로 신중한데 국가가 지분 30%를 갖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을 나눠갖겠다는 발상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라며 "성장 중심 기업을 국세를 대체할 재원으로 삼겠다는 발상 자체가 난센스"라고 했다.

여권에서 비판이 쏟아지자 이 대표는 "문맹 수준의 식견"이라고 받아쳤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직접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국부펀드나 국민펀드가 공동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그 기업이 엔비디아처럼 크게 성공하면 국민의 조세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했더니 국민의힘이 성공한 기업 지분을 뺏으려는 반기업 행위라고 공격한다"며 "AI가 불러올 미래에 대한 무지도 문제지만 한국말도 제대로 이해 못하니 그런 수준의 지적능력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극우본색에 거의 문맹 수준의 식견까지 참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전날 약 45분간 이어진 방송에서 이 대표가 '한국의 엔비디아 같은 기업'을 거론한 것은 방송 막판 불과 몇 분 간이었다. 이날 방송은 민주당의 소통 플랫폼 '모두의질문Q'에 올라온 4500여 건의 시민들 질문 가운데 AI를 주제로 한 질문만 일부 선택해 전문가들과 답변하고 토론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AI가 음악을 만드는 시대가 오면 젊고 재능있는 예술가들은 성장이 어려운 환경이 되지 않을까' △'중국 정부는 공공데이터를 개방해 AI 알고리즘을 발전시켰는데 우리나라는 이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 개방 정책을 어떻게 개선하고 민간의 협력은 어떻게 강화해야 할까' △'AI와 로봇이 발전하면 취업자보다 실업자가 더 많은 세상, 극소수만 취업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등의 질문들이 나왔다.

(서울=뉴스1)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의 국민 참여 프로젝트인 '모두의질문Q'에서 'AI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 주제로 개최한 첫 번째 대담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AI 발전이 가지는 의미와 그것이 개인과 우리사회에 야기할 파장에 대해 전문과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민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의 국민 참여 프로젝트인 '모두의질문Q'에서 'AI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 주제로 개최한 첫 번째 대담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AI 발전이 가지는 의미와 그것이 개인과 우리사회에 야기할 파장에 대해 전문과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민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토론 과정에서 이 대표는 "AI 시대가 오면 평범한 많은 사람들의 삶이 좋아질까, 나빠질까"란 질문을 던졌고 박태웅 민주연구원 집단센터장은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의 말을 인용해 "AI가 평범한 시민들을 어떤 처지로 몰 것인가는 AI에 달려있지 않고 사람들에 달려 있다"며 "1%의 부자들을 위해 나머지 사람들을 거름으로 삼는 사회체제를 만들지, 생산한 부를 골고루 나눠 모두를 편안한 삶을 살게 할지는 시민들과 사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인류 역사는 생산성 향상의 역사다. AI 시대에 AI로 인한 엄청난 생산성의 일부를 공공이 갖고 있으면서 국민 모두가 그것을 나누는 시대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예를 들면 지금 AI에 (국가가) 투자해야 하고 (세금으로 구성된 투자금 일부를) 국민펀드 등 형태로 국가가 갖고 있으면서 거기서 생길 생산성 일부를 국민 모두가 골고루 나눠 갖는다면 굳이 세금을 안걷어도 되지 않을까"라고 물었다. K-엔비디아 지분 공유론도 한 예시로 이 맥락에서 나왔다.

이 대표 발언에 대한 여권의 공격이 이어지자 민주당에선 방어에 나섰다.

홍성국 민주당 최고위원은 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테크노퓨달리즘'(Technofeudalism)'이란 학계 용어가 있다. 번역하면 기술 봉건주의라 할 수 있는데 대중들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데이터 등의 자원을 활용한 기술 기업들이 점차 거대해지는 반면 사람들은 노예로 전락하게 된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며 "새로운 기술이 발전해 나갈 때 성장과 분배에 대한 사회적 규약을 어떻게 정해나갈지는 비단 지금 논쟁이 된 AI 기업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앞으로 로봇 기업, 플랫폼 기업에 대해서 꾸준히 나오게 될 숙제이고 충분히 고민해볼 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욱 민주당 집권플랜본부 부본부장(민주당 전 의원)도 더300에 "과거 철강 산업을 키우고 전국에 전력 인프라를 구축할 때 포스코, 한국전력과 같은 기업을 국가가 주도해 키우지 않았나. 이 대표의 발언은 이와 비슷한 논리다. 국가가 적시에 투자하되 과거처럼 민간의 영역을 100% 통제하자는 게 아닌, 지원해 주자는 것"이라며 "정부가 전략산업에 투자하는 형태는 지금도 한국투자공사, 산업은행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AI기업에 제대로 투자해 세계의 빅테크 기업으로 키워 그 이익 중 정부 지분만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인데 (정치권 일각에서) 생트집을 잡고 있다"고 했다.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도 SNS에 "싱가포르 테마섹, 노르웨이 국부펀드, 중동 국부펀드처럼 국부를 전략적으로 투자해 미래 기술을 키우고 국민에게 돌아오는 수익을 극대화하자는 것이 왜 문제인가"라며 "국가는 성장의 날개와 복지의 날개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도 SNS에 "지금은 전세계가 국가전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산업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때"라며 "그 과정에서 국가나 국민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전략적 투자에 참여하고 그 과실을 공유하는 것, 국가를 기업처럼 경영하는 것,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가의 자원을 전략적으로 투자해 국부를 극대화하는 것이 최근의 시대적 흐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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